“진짜 아픈 게 맞느냐. 위암 마케팅 그만해라.”
화려한 연예인의 삶 뒷면에는 악성 댓글을 비롯한 사이버 테러란 그림자가 있다. 10대 네티즌들은 아무 생각 없이, 혹은 잠깐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키보드 위에서 손을 놀리지만 당사자인 연예인은 치명적 피해를 당한다. 악플러를 고소하는 강경 대응에서부터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한 일침까지, 이러한 사이버 테러에 연예인들은 제각기 다양한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다.
가수 타블로는 사이버 테러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대표적 연예인이다. 2009년 한 네티즌에 의해 제기된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학력 위조 의혹은 인터넷 카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가 개설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타블로는 이듬해 8월 네티즌 2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고 지난 1월까지 이어진 법정공방 끝에 대법원에서 사건이 종료됐다. 타블로를 비방한 네티즌 중에는 10대 여고생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탤런트 진재영은 2009년 근거 없는 ‘왕따설’에 휘말리면서 출연하던 프로그램 게시판과 미니홈피 등이 온갖 악플로 뒤덮였다. 진재영은 네티즌 5명을 추려 서울 강남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중 혐의가 드러나 입건된 4명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이었으며 입건이 제외된 1명은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었다. 진재영은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요구했다.
2005년 가수 비는 ‘라디오 괴담’을 퍼뜨린 네티즌 17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 가운데 범죄 혐의가 확인된 네티즌은 14명이었으며 그중 미성년자가 9명이었다. 비는 미성년자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비의 연인 김태희 역시 2006년 ‘결혼설’, ‘낙태설’ 등을 유포한 네티즌 34명을 고소했다가 이를 취하했다. 가수 문희준, 배우 신하균 등도 악플러를 고소했다가 취하한 바 있다.
지난 2월 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그룹 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은 심지어 ‘위암 4기로 위장하고 있다’는 악성 댓글과 싸워야 했다. 그는 주치의의 의학적 소견을 공개하고 직접 토크쇼에 출연해 해명했지만 악성 댓글은 더욱 자극적으로 변했다. 임윤택은 악플러를 고소하자는 부인을 “나이 어린 애들이 장난 삼아 올린 글일지 모르는데 고소하면 그 애들의 장래는 어떻게 되겠냐”며 말렸다.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악플 남기시는 분들은 콘서트 티켓을 보내 줄 테니 직접 보러 와 달라”고 감싸안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허각은 악플러들의 공격을 참다 못해 트위터를 통해 “조용히 할 테니까 욕 좀 그만하라. 솔직한 게 죄가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어둠의 자식 분들 즐거운 하루 되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가수 솔비 역시 자신에게 쏟아지는 악성 댓글을 접하고 미투데이를 통해 “이불 속에서 혼자 울고 있다. 이럴 때는 참 외롭다”면서 “그래도 내가 선택한 길이니 계속 버티겠다”고 심경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