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원양어선의 불법어업 근절을 위해 과태료 올리는 등 규제를 강화한다. 우리나라 원양어선들이 불법어업을 벌이다 미국의 제재를 받을 위기에 처한 데 따른 조치다.
11일 민주통합당 심재권 의원이 입수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한국 원양어업의 불법어업(IUU : Illegal, Unreported, Unregulated)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한국과 에콰도르 등 10개국을 IUU 자행국가 목록에 등재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 목록을 올해 1월 10일 미국 의회에 제출했다.
IUU 자행국가로 등재되면 불법어업이나 혼획(특정 어류를 잡으려고 친 그물에 걸린 다른 종을 어획하는 행위)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해당국의 어선은 미국 항만 진입이 금지되고, 수산물 또는 수산 가공품 수출이 제한될 수 있다.
이 같은 제재 조치는 2년의 유예 기간을 둔다. 따라서 이 기간에 미국과 협의해 불법어업을 규제할 법·제도를 강화하면 제재 조치를 면할 수 있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지난 1월 미국으로부터 IUU 자행국가 등재 사실을 통보받은 해수부(당시 농림수산식품부)는 제재 조치를 피하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원양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IUU 과태료를 기존의 500만원 이하에서 실질 효과를 낼 수 있는 수준으로 올리고 해기사 자격정지 기간도 현행 30일보다 늘리기로 했다.
또 우리나라 항구에 입항하는 선박에 대한 항만국 검사 대상을 IUU 어업 전력이 있거나 의심되는 선박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국제수산기구나 조업수역 국가에서 요구할 경우에만 설치하던 어선위치추적장치(VMS)를 원양어업 허가를 받은 모든 선박에 부착하도록 의무화한다.
우리나라 원양어선이 활동하는 중서부 태평양수산위원회 관할 수역에 검색선을 파견해 국제 IUU 방지 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달 초 미국 워싱턴에서 이뤄졌던 IUU 어업에 대한 한미 양국의 정부 협의에서 우리 측의 개정 노력이 설명됐으며, 이에 미국 측은 우리의 노력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하고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설명하면서 “관련 법 개정뿐만 아니라, 업계 계도와 함께 방지를 위한 자정노력을 강력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