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욱, LG의 FA 투수 잔혹사도 끊어낼까?

입력 2012-11-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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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자격으로 삼성에서 LG로 이적한 정현욱(사진=뉴시스)
LG 트윈스가 FA 투수 정현욱을 영입하며 마운드 보강에 성공했다. 큰 부상 없이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인데다 성실함의 대명사로 통하는 것은 물론 큰 경기 경험도 많아 LG에게는 천군만마다.

하지만 LG는 그간 FA로 영입했던 투수들이 그다지 유쾌한 기억을 주지 못해 불안한 마음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엄밀히 말하면 유쾌하지 못한 기억 정도가 아닌 악몽이었다.

2003년 영입한 진필중과 2006년 영입한 박명환은 그간 LG가 FA 시장을 통해 영입했던 투수들이다. 진필중은 당대 최고의 마무리로 서울 라이벌인 두산의 마무리로 맹활약했던 선수다. 하지만 LG에 입단한 이후 이전까지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고 선발로 전환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LG에서 진필중이 올린 성적은 3년간 3승 14패 15세이브였다. 한시즌 평균 40이닝 정도만을 소화했을 뿐이다.

박명환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입단 후 첫 시즌이었던 2007년 10승을 올리며 어느 정도 몸값을 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며 2008년부터는 아예 경기장에서 얼굴조차 보기 힘들었다. 2010년 말에는 연봉이 무려 90%나 삭감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최근 박명환은 몸상태를 거의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LG를 떠나 재기를 꿈꾸고 있다. LG는 박명환과의 결별을 확정한 상태로 지난 8일 박명환의 요청을 받아들여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풀어주는 것에 합의했다.

정현욱은 그간 LG가 FA로 영입했던 투수들에게 결코 좋은 기록이 없었던 탓에 더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FA로 영입했던 타자들 역시 좋은 기억이 없었지만 때마침 이진영과 정성훈이 LG에서 모범적인 FA 사례를 남기며 재계약에 성공한 만큼 정현욱을 바라보는 구단과 팬들의 기대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정현욱의 최대 강점은 전천후로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동안 5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당시에는 위기 때마다 등판해 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국민노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남은 것은 지금까지 보여줬던 기량을 LG에서도 보여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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