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 두 작품 모두 다음 달 12일로 개봉일이 확정됐다. ‘섹스 거짓말 비디오테이프’는 1990년대 후반 ‘작가주의 에로감독’이란 수식어와 함께 2003년 극장용 상업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공포영화 ‘신데렐라’와 TV 성인 드라마 ‘동상이몽’ ‘TV 방자전’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온 봉만대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지금은 사라지고 없어진 청계천 세운상가에서 에로비디오를 찍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에로틱 불량 코미디다.
올 상반기 개봉된 19금 영화들보다 더 높은 수위의 노출이 예상되는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에서 에로영화감독인 경태역을 맡아 열연한 이무생은 슈퍼모델 출신 티나와 뜨거운 베드 신을 펼치는가 하면 사채 빚에 허덕이는 밑바닥 인생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무생이 주연을 맡은 또 다른 작품 ‘철암계곡의 혈투’는 서부영화의 거장 세르지오 레오네, 하워드 혹스 감독의 고전적인 스타일에, 모래바람 대신 강원도 탄광촌의 검은 먼지바람을 배경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총 대신 칼을 든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극이다. 이무생은 오직 가족의 복수가 목적인 고독한 ‘철기’역을 맡아 절제된 감정과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를 펼쳐 보인다.
에로 감독과 냉혈한 복수남 이란 상반된 캐릭터로 극과 극의 연기를 보여줄 이무생 주연의 연기 변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두 작품을 감상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