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US오픈 골프, 흥행은 ‘대박?’ 글쎄, 조편성은 ‘쪽박’...우즈-미켈슨-왓슨

입력 2012-06-14 09:07 수정 2012-06-1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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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버바 왓슨-필 미켈슨 사진=pga.com

14일(현지시간) 개막하는 US오픈(총상금 800만달러).

미국골프협회(USGA)가 흥행을 앞세운 조편성은 누구에게 유리할까.

타이거 우즈-필 미켈슨-버바 왓슨, 최경주-양용은-김경태, 루크 도널드-로리 맥길로이-리 웨스트우드.

조편성 자체는 ‘대박’이다.

그런데 불편한 조편성이다.

우즈는 사실 거리때문에 고민이 많다. 드라이버가 들쑥날쑥 하는 것도 거리를 더 낼려고 하면서 정확성이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400야드 이상 날리는 공인 장타자 버바 왓슨과 한조로 묶었으니 자칫 우즈의 플레이는 엉망이 될 수 있다. 아마추어골퍼도 자신의 기량보다 낮은 골퍼와 플레이를 하면 더 잘 된다. 고수는 하수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그런점에서 우즈에게 왓슨은 걸림돌이다.

대회가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올림픽CC 레이크 코스는 파70, 7170야드다. 파5인 1번홀을 파4로 줄이고 520야드다. 물론 우즈도 이 정도면 2온이 가능하다. 다만 왓슨이 먼저 때리면 우즈가 삑사리날 가능성이 크다.

거리뿐 아니다. 사생활이다.

미켈슨이 우즈의 저격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켈슨의 성적이 별로 좋지 않지만 우즈에게는 부담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가정사가 비교되면 우즈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이는 갤러리 몫이다. 미국민 특유의 정서로 보아 미켈슨이 100%로 유리하다. 거꾸로 우즈에게 불리하다는 얘기다.

미켈슨의 미국 자존심을 내세울 만큼 가정적이다. 우즈의 마음이 편치가 않다. 골프가 멘탈이 90%라면 우즈가 불편하고 1, 2라운드는 성적이 좋게 나올리가 없다.

이런 조편성은 한국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드라이버 거리는 고만고만하다. 다만, 세 선수가 경기 스타일이 다르다. 불편하면 3명다 스코어가 망가진다.

연습라운드에서 양용은과 김경태가 함께 했다. 최경주와 양용은도 우즈와 미켈슨처럼 내색은 안하지만 그다지 편한 관계는 아니다. 중간에 낀 김경태가 불편해 스코어를 망칠 수 있다. 최경주는 배상문과 연습라운드를 했다.

도널드와 맥길로이, 웨스트우드도 유럽선수끼리 한조를 이루지만 마음은 편치가 않다. 세계골프랭킹 1~3위에 올라 있어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 대회 성적에 따라 랭킹이 바뀔수 있다. 도널드와 웨스트우드는 주로 유럽에서 활동해 미국에 주력하는 맥길로이와 거리감은 있지만 장타싸움을 벌이면 맥길로이가 유리하다. 도널드가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데다 웨스트우드도 신바람을 일으키지 못해 이팀은 미지수다.

불편한 관계는 또 있다. 애덤 스콧-키건 브래들리-웹 심슨 등 사용금지 논란을 일으켰던 ‘롱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들을 묶었다. 결국 퍼팅 실력을 보자는 것이다. 퍼팅만 신경쓰다가 3명 모두 스코어를 망칠 수 있다.

남아공의 황태자 어니 엘스-제프 오길비-앙헬 카브레라도 한조로 묶었다. 3명 모두 US오픈 트로피를 들어올린 전 챔피언들이다.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스튜어트 싱크-루카스 글로버-트레버 이멜만도 한조로 편성됐다.

결국 이들은 무빙데이인 3라운드이후 성적을 기대해야 한다.

▲이동환 최경주 박재범 배상문(왼쪽부터) 사진=민수용 포토(스튜디오PGA)

올해로 122회째를 맞는 US오픈은 출전 자체가 가문의 영광이다.

오픈대회이니만큼 누구에게나 문호는 개방돼 있다. 이때문에 매년 수많은 골퍼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올해도 전 세계에서 9006명이 예선에 도전했다. 2009년 대회(9086명)보다는 적지만 역대 US오픈 사상 네 번째로 출전 열기가 높았다.

하지만 출전자격이 까다롭다. USGA가 발행하는 공인 핸디캡 1.4 이내인 아마추어 골퍼나 각국 협회에 등록된 프로 선수로 제한된다.

이번 US오픈에는 총 156명이 출전한다. US오픈은 무명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예선 면제’와 ‘예선 통과’ 선수를 각각 50%씩 구성한다. 78명은 예선을 통해 선발하고, 나머지 78명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나 세계랭킹을 통해 예선 면제를 받는다.

지난 4월 말부터 미국의 50개 주를 비롯해 전 세계 71개국 참가자들이 18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지역 예선을 치렀다. 생존자는 550명으로 전체 참가자의 94.6%가 탈락했다.

이들 중 유럽투어와 호주, 아프리카 선수들은 영국에서, 일본 및 아시아투어 선수들은 일본에서 예선전이 열렸다. 나머지는 미국의 11곳에서 최종 예선을 거쳐 78명만이 살아 남았다. 최종 예선은 하루에 36홀을 소화해야 한다. 영국에서 12명, 일본에서 6명, 미국에서 60명이 선발됐다.

일본골프투어(JGTO)에서 활동 중인 박재범(32)과 이동환(25)은 일본에서 아시아 최종 예선을 통과했다. 가문의 영광을 얻은 것이다.

오늘 밤부터 US오픈이 열린다.

SBS골프채널은 15일 오전 1시부터 생방송에 들어간다. 4일간 32시간을 중계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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