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에서 차로 1시간반여를 달려 도착한 충북 음성의 ‘한독컴플레스 생산공장’은 국내 의약품 품질경영 수준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었다. 초기 합작사였던 독일 훽스트사의 엔지니어가 디자인한 세련된 외관은 창업주 김신권 명예회장이 손수 골라 심은 소나무 조경과 절묘한 동·서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한독약품 음성 생산공장은 9만840㎡의 부지에 내용고형제·주사제·항생제 3개동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100여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엔 200억원을 투자해 리모델링을 마쳤다. 이를 통해 한독공장은 cGMP(미국 우수의약품생산시설기준) 품질경영시스템을 갖춘 최첨단공장으로 재탄생했다. 향후 증대되는 수출물량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의 GMP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것이다. 이는 “제품의 품질에는 타협이 없다”는 김영진 회장의 품질경영 의지에 따른 성과이기도 했다.
리모델링 후 포장라인도 확 바뀌었다. 병포장의 경우 정제(알약)를 담아 밀봉하는 1차 포장지역과 라벨링과 박스 작업을 하는 2차 포장지역을 완전 분리해 분진 등으로 인한 오염발생을 최소화했다. 또 병 무게를 측정하는 저울을 설치, 정량 포장에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도록 했다. 윤주연 생산실 이사는 “이러한 노력으로 예전에 비해 제품에 대한 소비자 클레임도 최근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정제는 원료 칭량→과립화→건조→타정→코팅의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6개의 타정기 중 4개는 자동화 돼 있어 역시 사람 없이 24시간 가동된다. 독일에서 수입된 첨단설비구축으로 과립주입도 수작업이 아닌 중력에 의해 자동으로 낙하 후 혼합되는 방식이며, 센서가 부착돼 있어 설정된 압력범위를 벗어나면 작업이 중단돼 제품의 오류 발생률을 낮추고 품질을 높였다.
과립실 중엔 특히 눈에 띄는 공간이 있었다. 바로 방폭 타정작업장이다. 습식과립실에서는 에탄올 등을 과립과 섞어 타정하는데 방폭설비가 갖춰져 있어 이러한 휘발성이 있는 유기용매로 인한 폭발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관리시스템도 글로벌 수준을 자랑한다. 리모델링으로 제조실행시스템(MES)을 도입, 정해진 프로세스대로 공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진행되지 않는다. 또 사무실에 앉아서도 전자문서로 작업 내용을 추적할 수 있어 작업자들의 책임의식도 더 높아졌다는 게 윤 이사의 귀띔이다.
안전성도 한층 강화됐다. 윤 이사는 “주요 작업장 입구에 전실(前室)을 설치해 작업장간 교차오염을 최소화했으며 온·습도를 자동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환경적 요인으로 품질이 손실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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