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류업계 1위 업체인 대한통운 인수전이 막을 올렸다. 포스코를 비롯해 롯데, 신세계, CJ등이 인수전 참여를 밝히고 있어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한통운의 리비아 리스크와 인수전 참여 기업들의 대내외 여건상 인수가는 예상을 뛰어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물류기업 1위...누구 품으로
4일 대한통운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 M&A(인수 · 합병)실과 노무라증권, 대우증권은 국내 대기업과 전략적 투자자(SI) 등 인수 후보기업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다.
매각주관사 측은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후 조만간 투자제안서(IM)를 발송하고 이달 안에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협상후보군 선정한 후 4월 본입찰, 5월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가장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곳은 포스코와 롯데다. 포스코는 우리투자증권, 롯데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했다. 신세계와 CJ도 인수전에 참여했다.
2008년 매각 당시 LOI를 제출했었던 CJ그룹도 대한통운 인수로 택배 자회사인 CJ CLS와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한통운은 택배업계 1위라는 브랜드 외에 보유하고 있는 전국의 부동산 자산도 매력적이라는게 업계 평가다.
◇유통맞수, 롯데-신세계 자존심 경쟁
신세계가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영원한 유통맞수 ‘롯데’와 자존심 경쟁을 벌이게 됐다.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터넷 쇼핑몰’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시기에 대한통운 인수의사를 밝혀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통운의 물류망이 신세계의 온라인 쇼핑몰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롯데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유통부문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반면 롯데그룹은 뮬류를 담당하는 계열사 롯데로지스틱스와 대한통운이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판단,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지난 1996년 롯데와 일본 미쓰이물산이 51대49 비율로 합작해 만든 회삳로 롯데 계열사 대부분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자체 유통망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 물량을 대한통운 등 다른 택배회사에 주고 있기 때문에 대한통운을 인수하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다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어 유통 라이벌2세간 또 한번 자존심 싸움이 예상된다.
◇리바이 리스크가 관건...인수가 예상 넘지 않을 듯
인수희망업체가 늘어나면서 흥행 성공 조짐을 보이자 인수 가격이 얼마일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37.6%의 시가는 현재 약 8800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30~50%를 얹으면 인수가격은 1조1500억원에서 1조3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대한통운 인수 당시 주식 매입원가 17만1000원(총 1조47000억원) 이상의 가격을 기대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소 16만원 이상에 팔아야 (회계)장부상 손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비아 사태가 매각을 앞둔 대한통운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대한통운은 대수로 1·2단계 공사와 함께 인수한 동아건설의 채무 13억 달러 가운데 2억6700만달러(3500억원 상당)가 남아 있다.
이와 관련 최종완공증명서(FAC)를 취득해야 하며 FAC발급이 불발될 경우 3500억원을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는 일부 분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현재 1조3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매각대금의 27%에 달한다.
이와 같은 일부 시장에서의 우려에 대해 대한통운은 "2004년 공사를 인수할 당시 이후 현재는 공정을 완료한 상황"이라며 "예비완공 증명을 받았으며 내부적으로 FAC발급 논의도 마친 상태라 배상을 해야할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