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트럼프 시대, 전 세계 정치·경제 질서 ‘빅 카오스’ 직면

입력 2024-11-0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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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 ‘초긴장’…당장 방위비 부담 압박 우려
‘2개의 전쟁’도 새 국면
예고된 관세 폭탄에
글로벌 경기둔화·인플레 악몽 재연 가능성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6일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의 팜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선거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6일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의 팜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선거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권을 잡으면서 세계 정치와 경제는 극강의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됐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당장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트럼프의 재등장으로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통해 지난 4년간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미국 정부 기조의 연속성을 기대했지만,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더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트럼프는 첫 집권 때부터 한국과 일본은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상대로 방위비 부담 확대를 압박해왔다. 그는 나토 동맹국이 방위비 분담 의무를 소홀히 하면 사실상 러시아가 공격하도록 내버려 두겠다고 발언하기도 했으며, 지난달에는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면서 당선 시 부담비 증액 압박을 예고했다. 최근에는 대만을 향해서 “미국의 반도체 사업을 훔쳤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대만이 자국의 안보를 위해 더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의 집권으로 중동과 우크라이나 2개의 전쟁도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는 2년 반이 넘는 전쟁 기간 미국을 비롯한 서방으로부터 최첨단 무기와 더불어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았다. 트럼프는 자신이 집권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내 끝낼 수 있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어떤 방식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우크라이나가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중동도 새로운 불확실성을 떠안게 됐다. 친(親)이스라엘 성향인 트럼프는 첫 집권 내내 이란을 고립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 특히 2020년 ‘아브라함 협정’을 성사시켜 이스라엘과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 모로코, 바레인의 관계 정상화를 주도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공습으로 시작된 가자전쟁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공격하면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이란은 더욱 코너에 몰리게 됐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됐다. 그러나 이란이 이에 반발해 도발을 벌일 우려가 있다.

글로벌 경제는 한층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폭탄’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의 국제 무역 시스템이 미국의 무역적자만 늘리고 있다면서 모든 수입품에 대해 최대 20%의 보편관세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는 최대 60%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이를 통해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9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는 844억 달러(약 118조 원)로, 2년 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 관세 부과를 통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경우 글로벌 무역 전쟁이 확산해 세계 경제 성장은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그가 내건 각종 감세 정책 때문에 오히려 재정적자가 더 늘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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