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최근 은행 영업점의 변화 트렌드' 통해 "고객 접점을 유지하는 동시에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포의 크기, 인력, 기능을 축소, 출장소의 활용도 제고, 디지털 점포의 역할 확대 등의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 기간 급속도로 줄었던 은행 영업점 수는 최근 감축 속도가 둔화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펜데믹 기간 3년간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점 535개가 문을 닫았다. 이는 과거 10년 간(2014~2023년) 줄인 지점 수의 44%에 해당한다. 팬데믹으로 비대면이 자리 잡으면서 영업점 방문 빈도가 줄고, 전 세대에 디지털 채널이 주 이용 채널로 자리매김한 결과다.
다만 엔데믹 이후 점포 수 축소는 완화됐다. 팬데믹 기간 점포 감소 수는 분기 평균 45개지만 2023년에는 △2분기 27개 △3분기 5개 △4분기 4개 △2024년 1분기 11개 등으로 축소 폭이 줄었다.
이는 영업점 폐쇄가 까다로워진 영향이다. 급격한 점포 폐쇄에 따른 금융소비자 불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점포폐쇄 공동절차가 시행됐다. 점포폐쇄 공동절차는 점포 폐쇄 결정을 위한 사전영향평가절차를 강화하고 폐쇄 시에는 대체점포를 우선 마련하도록 권고하는 조치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영업점의 변화 트렌드로 △소형·경량화 △고 가치화 △고령 친화를 꼽았다. 고객 접점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은 최소화하기 위해 점포의 크기, 인력, 기능은 축소하되 당초 영업점의 보조 역할을 수행하던 출장소에 기업 전문 인력을 배치해 기업 채널로 활용하거나 고령 고객에 집중하는 등 특화 채널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는 "고액자산가 대상 프라이빗뱅킹(PB)점포와 서비스를 강화해 비이자이익을 높이고 일반 점포에서는 상담과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예약서비스, 비대면 서류 안내 등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점 이용률이 높은 시니어 고객에 집중하는 ‘고령 친화’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고령층의 금융거래 편의성을 높이거나 은퇴 자산관리를 위한 전문직 상담을 제공하는 상담센터를 개설하고 있다.
또한, 이동점포와 찾아가는 서비스 등을 통해 은행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고령 친화 영업점 운영, 디지털 교육 등을 통해 일상적인 금융거래에서 편의성도 높인다. 큰 글씨 서비스, 이동선 표시 등 고령층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친목과 교류에 중점을 둔 커뮤니티형 지점도 늘었다.
이 연구위원은 앞으로 은행별 영업점 전략의 차별화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봤다. 그는 "영업점 역할에 대한 재정의와 함께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고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규제 변화를 통해 고객과의 대면 접점에서 다양한 영업 기회가 창출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응해 차별화된 영업점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