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회 조롱·언어폭력 난무...尹에 개원식 참석 건의 못 했다"[종합]

입력 2024-09-0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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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8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20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8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20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개원식 불참에 대해 자신이 이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서도 '국회 정상화'가 먼저라며 사실상 거부해온 대통령실은 이같은 대야(對野) 대응 기조를 당분간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정 실장은 이날 오전 9시 용산 대통령실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전 직원 조회를 열었다. 대통령실 전 직원 조회는 정 비서실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2022년 9월 13일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조회 이후로는 2년여 만이다.

이 자리에서 정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향한 조롱과 야유, 언어폭력이 난무하는 국회에 가 곤욕을 치르고 오시라고 어떻게 말씀드릴 수 있겠나"라며 "국회의장단이나 야당 지도부가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서 아무런 사전 조치도 취하지 않고, 대통령 보고 국회 와서 망신 좀 당하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대통령께 개원식에 가시라 말씀을 못 드렸다"며 "국회가 이성을 되찾고 정상화되기 전에는 대통령께 국회 가시라는 말씀을 드릴 자신이 없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2일 열린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반복되는 탄핵 정국과 여야 대치, 민주당의 계엄설,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전현희 민주당 의원의 '살인자' 발언 등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같은 여야 대치 속에 대통령이 개원식 연설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고, 이 과정에서 정 비서실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 비서실장의 이날 발언은 앞으로 강경한 대야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표의 계엄설 발언을 두고 "무책임한 선동이 아니라면 당대표직을 걸고 말하라"며 "근거조차 없는 계엄론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려는 야당의 계엄 농단, 국정 농단에 맞서 윤석열 정부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이날 첫 전 직원 조회는 조직 기강을 다잡고 화합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정 비서실장은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이고, 난관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통령실 직원들은 난관을 돌파해야 하는 숙명이자 당위성이 있다"면서 "탄핵, 특검, 청문회 남발 등 헌정사상 경험하지 못한 정치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다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결집해 이 난국을 돌파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성과는 민간 주도 시장경제, 건전재정,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 굳건한 안보태세, 원전 생태계 복원, 노사법치주의 등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정상궤도로 올려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정책과 홍보는 국정운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인 만큼, 직원들이 원보이스로 최전선 홍보 전사가 돼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노력과 각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회에 참석한 성태윤 정책실장은 "정부 3년 차를 맞아 주요 국정과제의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원식 안보실장은 "2차대전 이후 80년간 세계 안보환경은 냉전, 탈냉전, 가치 중심의 전략적 경쟁 심화 3단계로 변화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안보실은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고,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위상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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