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6일 3.89% 오른 8만200원에 거래를 마치며 ‘8만전자’(주가 8만 원)를 회복했다. 1일 종가 8만3100원 이후 열흘 만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2일 4.21% 하락하며 7만9000원대로 하락했다. 이어 5일 역대급 지수 하락이 나타나면서 7만1000원대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16일 장중 7.12% 오르며 20만 원을 터치했다가 종가 19만9700원에 마쳤다. 주가 20만 원대 기록은 지난달 24일(20만8500원)이 마지막이었다.
등락률로 보면 SK하이닉스는 오히려 최근 주가 급락사태의 여파를 극복하고 플러스로 수익률 전환했다. 이달 2일부터 16일까지 주가 수익률은 3.31%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도 수익률을 -3.49%로 좁히며 하락분을 거의 회복했다. 외국인은 2일부터 SK하이닉스를 1319억5300만 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로 돌아섰다. 한때 2조 원에 육박하던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금액은 1조 원 아래로 줄었다.
양사의 주가 회복에 불을 지핀 건 미국발 기술주 훈풍이다. 인공지능(AI)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심이 주가를 끌어내렸지만, AI가 미래를 주도할 성장 산업임에는 변함없다는 점이 다시 부각됐다.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5일 저가 90.69달러를 찍고 122.86달러(15일 현지시간)까지 회복했다. 최고가 140.76달러(6월 20일)의 87% 수준까지 올라왔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 주식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기대감도 주가를 떠받쳤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D램 매출 98억 달러(약 13조4000억 원)로 1위 자리(점유율 42.9%)를 수성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등에 업은 SK하이닉스는 2분기 점유율이 34.5%로 직전 분기(31.1%)보다 3.4%포인트 상승했다. 주요 D램 업체 가운데 2분기 시장점유율이 전 분기보다 높아진 곳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가 5세대 제품인 HBM3E의 인증 및 대량 출하로 비트 출하량이 20% 이상 증가하면서 매출도 40% 가깝게 늘어나는 등 성장한 영향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김광진·최영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조정기를 거치며 내년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 수준에 형성됐다”며 “이는 과거 PBR 밴드 최하단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하반기 가파른 실적 성장이 주가 반등의 강력한 논리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가 하락이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컸던 만큼 회복의 속도도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