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아파트 내 산책로와 카페 등의 공동시설을 입주민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단지 내 공동시설을 공공에 개방한다는 조건으로 용적률 등의 혜택을 받았지만, 입주 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7일 서울시는 주민공동시설 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개방운영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특별건축구역이 지정되는 건축위원회 심의 시부터 분양, 준공, 입주자대표회의 구성 등 사업 진행 단계별로 시설개방에 관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명시하기로 했다.
특별건축구역 지정 고시문, 사업시행인가 조건사항, 분양계약서, 건축물대장 등 공식적인 문서에도 명시해 시설개방을 확약받을 계획이다.
관련 법령 개정을 위해서도 노력할 방침이다. 입주 후 공동주택 단지 관리에 관한 법률인 '공동주택관리법'에 조합 등 사업 주체가 시설개방 운영을 약속하면 입주자대표회의도 이를 준수해야 함을 명시해 시설개방의 법적 근거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또 시설개방은 했지만, 외부인에게는 이용료를 비싸게 받아 사실상 이용을 어렵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민공동시설의 운영권을 자치구에 위탁한다. 이렇게 되면 자치구의 결정에 따라 운영방식과 사용료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외부인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시설개방을 하지 않을 땐 건축이행강제금 부과,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 등재, 용도변경 등 각종 행위허가 제한 등의 강력한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다. 모범단지 보조금 지원 등 각종 혜택에서도 배제된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일부 주민공동시설 개방을 조건으로 인센티브를 적용받은 후 이를 어기는 것은 용인할 수 없는 중대한 잘못"이라며 "앞으로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대규모 공동주택단지가 잇달아 들어설 예정인 만큼 주민공동시설 개방이 갈등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비사업 추진단지 중 주민공동시설을 개방하기로 한 단지는 31곳이다. 이중 '아크로리버파크'와 '래미안 원베일리' 등 2곳이 입주를 마쳤고 나머지는 사업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