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교역 확대 및 금융협력 강화 목적…“달러화 의존도 완화”
원·튀르키예리라 환율, 3년 전보다 70% 가까이 급락
29일 한은에 따르면 튀르키예중앙은행과 맺었던 양자간 자국통화 스왑 계약이 다음 달 중순에 만료된다. 2021년 8월에 3년 기간으로 맺었던 계약으로, 계약금액은 2조3000억 원, 175억 리라다. 당시 한은은 이 계약에 대해 “만기가 도래하면 양자간 합의에 의해 연장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한은은 9개 국가의 중앙은행과 양자간 통화스왑을 맺고 있다. 국가별 통화스왑 규모를 보면 △캐나다·사전한도 없음 △중국 70조 원 △스위스 11조2000억 원 △인도네시아 10조7000억 원 △일본 100억 달러(원↔미달러) △호주 9조6000억 원 △UAE 6조1000억 원 △말레이시아 5조 원 △튀르키예 2조3000억 원 등이다. 한은은 올해 말레이시아중앙은행과 통화스왑 갱신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튀르키예는 2012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맺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FTA 협정 이후 두 나라간 교역 규모는 2012년 52억2000만 달러에서 작년에는 104억 달러를 웃돌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3년 전 통화스왑 체결 당시 “자국통화 통화스왑의 경우 달러화가 아닌 자국통화를 활용해서 무역 결제 등을 지원하므로 장기적으로는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시켜 간접적으로 금융안전망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튀르키예 통화(리라) 가치가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급격히 하락한 점이 스왑 계약 갱신에 영향을 줄지 이목이 쏠린다. 계약을 갱신하더라도 말레이시아처럼 계약 규모를 기존과 같이 유지할 가능성도 관심사다.
한은은 올해 말레이시아중앙은행과 통화스왑 계약을 갱신하면서 통화스왑 규모를 기존 계약(2020년 2월 체결)과 동일한 5조 원·150억 링깃으로 설정했다. 원·말레이시아링깃 환율은 2020년 1분기(이하 분기 평균 기준)에 285.48원이었다. 올해 2분기 289.78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원·튀르키예리라 환율의 상황은 다르다. 원·튀르키예리라 환율은 3년 전 스왑 계약을 체결했던 2021년 2분기 133.61원에서 올해 2분기 42.31원으로 70% 가까이 떨어졌다. 비정통적인 통화정책으로 고물가를 대응하면서 경제난이 심해진 데 따른 것이다. 현재 튀르키예중앙은행은 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50.0%까지 올렸다.
한은 관계자는 “스왑 계약은 상대방 중앙은행이 있기 때문에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