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인기라지만…자산운용업계가 공모펀드 못 놓는 이유는

입력 2024-07-2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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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운용으로 고수익 추구…기관·개인 수요 여전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투데이DB)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투데이DB)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산운용업계는 기존 먹거리였던 공모펀드 운용에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패시브형 상품이 많은 ETF에 비해 액티브 운용이 상대적으로 활성화한 공모펀드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기관과 개인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24일 기준 ETF를 제외한 국내 전체 공모펀드 순자산액은 285조87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27조8787억 원)에 비해 25.10% 증가한 규모다. 공모펀드 시장이 ETF 인기에 밀려 침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들은 아직 공모펀드를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으며 이에 일부 펀드가 양호한 성과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미국배당프리미엄펀드’ 순자산은 지난달 기준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436억 원에서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해당 펀드는 최근 ETF로 여럿 출시되고 있는 커버드콜 전략을 펀드에 처음 적용한 상품으로서, 커버드콜 상품에 투자하고자 하는 고객들을 흡수하고 있다.

공모펀드를 눈여겨보는 투자자들은 ETF가 장점으로 내세우는 특성들이 고수익 추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ETF는 기초지수 상승·하락분을 그대로 추종하는 형태의 상품이 대다수라 수익 예측이 비교적 쉽다. 다만 패시브형 ETF는 기초지수 상승분에 수익률의 상당 부분을 의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수 상승 폭을 크게 상회하는 수익을 추구하기 어렵다.

반면 공모펀드는 펀드매니저들이 직접 액티브 운용을 맡아 편입 종목을 시시때때로 조절한다. 투자 위험성은 크지만 그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이처럼 여러 종목을 묶어 투자하고 싶으면서도 고수익을 원하는 기관과 개인은 지속적으로 펀드를 찾고 있다.

이런 펀드 특성에 착안해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손익차등형 공모펀드를 운용 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미국장기국채펀드’는 올해 4월 출시 후 두 달여 만에 설정액 1000억 원을 넘겼다. 해당 상품은 미국 장기국채 ETF에 70% 비중으로 투자하고 나머지를 미국 장기국채 현물로 채우고 있다.

손익차등형 공모펀드는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에 맞춰 자산운용사들이 마련한 상품으로, VIP자산운용이 처음 선보인 뒤 중소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대표 펀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손익차등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1938억 원에서 이달 중순 4500억 원을 돌파하며 두 배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편리성보다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기관과 개인을 중심으로 공모펀드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며 “특히 개인 고객의 경우 전산 시스템을 통한 ETF 매매가 익숙지 않으면 증권사 등 판매사 지점에 방문해 공모펀드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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