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육·에듀테크 기업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 진출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아니 내몰리고 있다. 이들의 해외 진출 러시는 국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속경영 가능성이 의문시되는 영향이 크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합계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인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황도 마찬가지다. 매년 악화하는 저출산 기조 속에 1분기 누적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치에 머물렀다. 합계 출산율 역시 1년 전보다 0.06명이 줄어든 0.76명에 그쳐 1분기 기준 최초로 0.8명 선이 무너졌다.
저출산으로 인해 교육사업의 기반이 되는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다 보니 기업의 영속성 측면에서 미래는 불투명하기만 하다. 이러한 인식은 최근 잡코리아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향후 유망 산업에 관한 설문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조사에서 교육·학습 분야는 직장인들의 나이를 불문하고 말석을 차지할 정도로 상황은 암울하기만 하다.
이와 달리 전 세계 교육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7조 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에듀테크 시장은 국내 교육·에듀테크 기업들의 숨통을 트이게 할 핵심으로 꼽힌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연평균 15%가량 성장해 8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웅진씽크빅, 대교, 교원그룹과 같은 전통 교육업체들을 비롯해 에듀테크 스타트업들이 해외 시장을 노크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일례로 프레도는 3월 베트남 기업 ‘제네시스 아시아’와 유·초등 학습 프로그램 및 교구인 ‘플레도 AI’ 2만 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또 매스프레소가 운영하는 AI 교육 플랫폼 ‘콴다’는 베트남의 지난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47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400만 명을 웃도는 등 현지에서 자리 잡았다.
다만 이러한 성과들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내실(실적)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은 이들의 고민거리이다. 해외 현지에서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상당수 에듀테크 스타트업들은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일부 교육기업들은 코로나로 인해 개점휴업에 있던 해외 사업들의 재개에 나서고 있으나 이를 지속해야 할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문화와 높은 교육열, 수준에 대해 동남아에서 관심이 높아 다수 기업이 진출하고 있으나 현지 교육에 적용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또 진출 지역의 경제 수준 등이 우리보다 낮다 보니 이에 맞춘 상품을 내놓으면 수익성 보장이 쉽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업계 대다수는 해외 진출에 활로가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아울러 기업들이 노력을 쏟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교육 플랫폼 혹은 콘텐츠의 특성상 수출하려면 해당 국가의 교육 당국과 협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민간 홀로 이를 감당하기 버겁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국내 에듀테크 산업이 해외 선도 국가와 비교해 개화 단계로 평가되는 만큼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업계 현실을 반영한 실효성 높은 정책을 마련해 에듀테크 사업이 꽃을 피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spd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