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육성법이 시행된 지 12년 정도 지났다. 제약산업육성법을 통해 각 부처를 아울러 정부에서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민관 합동으로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의약품 수입보다 수출이 많은 극소수 국가로 발돋움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 보유, 매년 10조 원 내외의 기술수출, 1조 원 매출 8개 사 보유, 국내에서 개발된 의약품이 미국과 유럽에 23개 허가를 받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였다.
이와 같은 산업 성장에도 불구하고 산업의 특수성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R&D 투자 비율을 보면 산업 전반적으로 연구생태계가 경쟁력을 확보했는지 의문을 자아낸다. 혁신형 제약기업과 제약기업 전체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늘었지만, 투자 비율에 있어서는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도별로 혁신형 제약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비율은 11.8%(2012년)→13.2%(2022년)로 소폭 늘었다. 전체 제약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비율 역시 6.18%(2011년) →6.27%(2022년)로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제약산업육성법 시행이 12년이 지난 상황에서 산업생태계 변화에 대응하고 혁신형 제약기업을 통해 성공모델(글로벌 50대 제약기업)을 창출하기 위해 혁신형 제약기업의 인증체계와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첫째,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요건 개선을 통해 연구개발 투자 비율을 2~3% 상향하고 일반·벤처·외국계 기업을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별로 재분류하며 평가항목, 정량 지표 도입 등으로 평가지표 개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일반기업은 글로벌 선도형(Global Advanced Pharma), △벤처(중소)기업은 스페셜티형(Specialty Pharma)으로, △외국계 기업은 글로벌 협력형(Global collaborative Pharma)은 외국계 기업, CRO(임상시험수탁)를 포함하고, △바이오파운드리형(Biofoundry)을 신설하여 CMO(위탁생산)를 포함하여 혁신형 제약기업이 현재와 미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산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둘째, 혁신형 제약기업의 불법적인 리베이트 등 윤리 항목에 대한 개선이다. 제약산업육성법은 산업발전법이지만 최초 입법 취지에 맞지 않게 이중 규제법으로 왜곡된 측면이 있다. 제약기업에서 불법적 리베이트가 발생하면 약사법과 의료법, 공정거래법 등에서 해당 기업은 과징금 등 행정처분이 시행되고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또다시 제약산업육성법에 근거해 인증 취소 등 추가적인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불법적 리베이트는 기업과 무관하게 영업사원의 개인적 일탈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산업육성법의 취지에 맞게 과도한 이중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 투명성에 부합하는 국제 수준의 인증(ISO 37001)을 받거나 공정거래 준수프로그램의 상위등급 기업에 대해서는 불법적 리베이트의 영업사원 개인적 일탈에 대한 구제 요건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일정 부문 감면 규정을 통해 기업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의 동기 부여를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 기업 비즈니스모델별 맞춤형 지원과 지원책의 강화이다. 현재는 타법(조세특례제한법 등)에 해당하거나 실질적인 실효성이 없는 지원책들이 대부분이다. 제약산업육성법 입법과정 중에 삭제된 펀드 또는 기금 조항 신설을 통해 산업육성법의 취지에 맞게 개정되어야 한다. 또한, 2018년 12월 한미 FTA 개정 협상 결과 차별적 요소로 인해 삭제된 혁신형 제약기업의 신약 약가 우대 부활을 통해 혁신의 보상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전 세계 인구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도 보건 안보와 국부 창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해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변화된 산업생태계를 반영해야 한다. 또한 입법 취지에 부합하고, 행정기본법 제척기간 등 법적 신뢰이익을 저해하는 부분의 개선과 혁신형 제약기업의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