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진단이 최근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 육성은 물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팔을 걷었다.
한국로슈진단은 11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서 서울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국내 진단 분야 혁신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2024 서울-로슈진단 스타트업 스프린트 데모데이’를 개최했다.
이 사업은 서울시가 로슈진단과 협력해 진단 분야 창업기업 육성 및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한 것으로 서울바이오허브와 함께 운영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이날 행사에서 킷 탕 한국로슈진단 대표이사는 인사말에서 “로슈 그룹은 ‘혁신’을 기업의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우리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의료산업 분야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로슈진단은 한국 기업들이 체외진단 시장에서 더 활발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허희재 삼성서울병원 체외진단분야 글로벌 혁신의료기술 실증지원센터 센터장은 “신속, 현장 진단, 다중진단, 대용량, 자동화, 최소 침습 등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사이에 신속 진단의 중요성이 강조됐고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조기진단의 필요성도 커졌다. 개인의 유전적·생리적 특성에 따른 개인 맞춤형 의료 시장도 커지면서 진단 시장 자체도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제조사들도 다양한 의료기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미충족 의료수요(Clinical unmet needs)만을 염두에 둬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유경 순천향대부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의료기기 개발의 시작은 사용목적(Intended use)을 잘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본인이 가진 기술력과 시간과 돈, 시장에서 느끼는 니즈를 조합했을 때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게 현재로서 가장 좋을지 고민해야 한다. 비즈니스에 연결시킬 미충족 의료수요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로슈진단 측은 한국에서의 오픈 이노베이션 강화 이유에 대해 ‘신뢰’를 꼽았다. 크리스 시암(Chris Chiam) 로슈진단 아시아태평양(APAC) 디지털 인사이트 사업부 리드는 “한국은 첨단기술로 잘 알려진 만큼 충분히 ‘신뢰’를 주는 국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규제 문턱이 높은 만큼 식약처에서 승인받은 제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신뢰를 준다는 것이 포인트다”라고 평가했다.
행사에서는 국내 우수 기업에 대한 연구지원 내용도 소개됐다. 이날 데모데이에서 서류심사에 통과한 기업은 △세븐포인트원 △보이노시스 △메디컬에이아이 △스몰머신스 △에이비스 △팔로젠 6곳으로, 해당 기업의 피칭이 진행된다. 이 중 1곳이 최종 우승기업으로 선정되며 우승기업은 서울바이오허브로부터 연구지원금 3000만 원, 2년간 입주 기회 제공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로슈진단은 전문가 파트너링 및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 한국로슈진단은 국내 의료기기산업 경쟁력 강화와 관련 기업의 기술적 협력·글로벌 진출을 돕고자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뉴 임팩트 프로젝트’도 시행했다. 뉴 임팩트 프로젝트는 의료기기 분야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다. 이달 9일 코젠바이오텍과 하이 등 총 2개사를 선정했고, 전문 멘토링 서비스와 함께 기술적 협력 기회 및 로슈진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진출 확대를 도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