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증가세는 지속…금융당국 "세심하게 관리해 나갈 것"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6조 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수요가 쏠리면서 가계대출 잔액도 3개월 연속 늘었다. 정부는 가계대출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입장이나 부동산 시장이나 향후 금리 상황 등을 고려하면 위험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0일 발표한 ‘2024년 6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4조4000억 원 늘었다. 전달 증가폭(5조3000억 원) 대비 다소 축소됐으나 석 달 연속 확대 추세는 이어졌다.
가계대출은 주담대가 끌어올렸다. 지난달 6조 원으로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의 증가폭을 기록한 주담대는 올해 상반기(1~6월) 총 26조5000억 원이나 불어났다.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 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증가 규모다.
특히 은행권을 중심으로 확대됐는데 지난달에만 은행에서 6조3000억 원의 주담대가 나갔다.
금융당국은 주택거래 회복세를 보이면서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성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국주택거래량은 지난해 12월 3만8000가구까지 줄었다가 올해 △1월 4만3000가구 △2월 4만3000가구 △3월 5만3000가구 △4월 5만8000가구 △5월 5만7000가구 등으로 회복세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격이 15주 연속 상승한 가운데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까지 갈아치우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세에도 가계대출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대비로는 상반기(1~6월) 동안 가계대출이 총 7조9000억 원(0.5%) 증가하는 등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너무 가파르다고 우려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는데 문제는 금리 인하 기조 이어지면 계속 집값 오르면서 관련 대출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규모가 커짐에 따라 가계대출 연체율 등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주담대나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고 하는데 시행이 안되다보니 대출 수요 억제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며 “전세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대책은 시기를 앞당겨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고 있는 만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9월부터 차질없이 시행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면서 "은행권에도 주담대 대출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