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전세사기 우려 여전”…지방 빌라 전월세전환율, 월세 수요 증가에 ‘쑥’

입력 2024-06-2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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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빌라 전세 기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세입자들이 전세사기와 역전세 등을 우려해 월세로 쏠리면서, 빌라(연립·다세대주택) 월세 수요 관련 지표들이 연일 치솟고 있다. 전문가는 앞으로 빌라 시장이 오피스텔처럼 수익형 부동산으로 자리 잡아 월세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한국부동산원 통계 분석 결과 최근 지방 주요 도시의 빌라(연립·다세대주택) 전월세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수도권보다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기준 전국 빌라 전월세전환율은 6.0%로 지난해 12월 5.8% 대비 0.2%포인트(p)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 기간 지방 주요 지역의 전월세전환율 상승 폭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지역별로, 부산은 지난해 12월 대비 0.5%p 오른 7.4%를 기록했다. 광주는 0.7%p 상승한 7.3%, 대전은 0.9%p 급등한 7.6%로 나타났다. 세종은 2.2%p나 올라 4월 기준 8.3%로 집계됐다. 세종과 맞닿은 충북 역시 1.8%p 올라 10.3%를 기록하는 등 지방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전월세전환율이 치솟았다. 반면 이 기간 서울은 4.7%에서 0.1%p 오른 4.8%에 그쳤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하는 비율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월세 부담은 그만큼 더 커진다. 월세 수요가 늘어나 월세가 상승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특히 전월세전환율은 금리가 하락하면 동반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해 초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줄곧 하락했지만, 지방의 전월세전환율이 상승한 것은 그만큼 월세 수요가 더 늘었음을 뜻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각종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4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빌라 밀집지역 모습.  (이투데이DB)
▲빌라 밀집지역 모습. (이투데이DB)

이렇듯 지방 빌라 월세 수요가 지속하는 것은 서울 등 수도권과 달리 지방 주택의 전셋값 약세가 계속되면서 역전세난 등 전세시장 불안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빌라 전세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지방권은 전월 대비 –0.06% 하락했다.

반면 빌라 월세가격지수는 지난달 0.07% 올라 지난 3월 이후 석 달 연속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지방의 아파트 월세가격지수 역시 지난달 0.05% 올라 빌라와 함께 월세 수요 증가세를 보였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 빌라 전월세전환율 상승세는 월세 수요 증가에 따른 월세 상승과 함께 전셋값이 하락한 영향으로 보인다”며 “빌라시장은 앞으로 전세시장 축소세와 맞물려 오피스텔처럼 수익형 부동산의 형태로 넘어갈 전망이다. 월세화가 빨라지는 추세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윤 위원은 이어서 “전셋값 내림세가 가파른 지방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빌라 시장의 월세 고착화 가능성이 크고, 꼭 100% 월세가 아니더라도 반전세 형식을 취하는 등의 형태가 심화할 것”이라며 “빌라 전세가 위험하다는 인식은 바꾸기 어려워진 만큼 앞으로 빌라는 월세 수익률에 따라 매맷값이 결정되는 시장 형태로 바뀔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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