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있는 훌륭한 기업을 만드는 것은 국가와 사회에 대한 가장 직접적이고 실질적 공헌이다.”
LG그룹의 2대 회장인 상남(上南) 구자경 회장이 했던 말이다. 사회적 가치와 역할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보여줬던 기업인 상남이 1991년 설립한 곳이 ‘LG복지재단’이다.
상남의 뜻대로 설립 이후 LG복지재단은 소외된 계층과 인재 육성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성장호르몬제 지원 사업, LG사랑 품앗이 등 자칫 놓치기 쉬운 일을,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사업 중 하나가 ‘LG 의인상’이다.
LG 의인상은 다른 일반적인 상처럼 유명인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남다른 선행과 의로운 행동으로 사회의 귀감이 되는 평범한 이웃을 찾아 포상한다. 자칫 묻혀 버릴 수 있는 선행을 발굴해 포상하고 응원함으로써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이제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이 됐다.
그런데, 최근 LG복지재단이 현 구연경 대표이사로 인해 구설에 올랐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 기업 A 사의 기타비상무이사(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B 씨를 소환, 구 대표가 A 사 주식을 취득한 것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사는 지난해 4월 BRV(블루런벤처스)로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 원을 조달했다. 구 대표의 남편인 윤관 씨는 BRV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다.
구 대표는 A 사 주식 3만 주를 개인적으로 취득했는데, 그가 주식을 매입한 시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만약 투자 발표 전 시점에서 구 대표가 주식을 사들였다면, 불법 미공개 정보 활용이 된다. 지난해 3월 말 주당 1만6000원 수준이던 A사 주가는 투자사실이 알려진 당일 16% 이상 급등했다.
의혹이 불거지자 구 대표는 약 12억 원 규모의 A사 보유 주식을 LG복지재단에 기부하려 했다. 그런데 재단 이사회는 수증(受贈) 보류를 결정했다. 관련 자료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지만, 실상은 문제가 될 수 있는 돈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중인 사건이지만, 그동안 선한 영향력을 끼쳐 왔던 LG복지재단의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특히 그 출발점이 LG가의 장녀, 현 대표이사라는 점이 더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