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와인 유통기업 나라셀라가 소비심리 위축과 고환율의 영향으로 안팎으로 실적 압박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에 가정에서 중저가 와인의 인기가 치솟았지만, 엔데믹 이후 수요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나라셀라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7% 감소한 238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1억 원에서 6억 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나라셀라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부진의 연장 선상으로 계속 주류 소비가 줄어드는 흐름”이라며 “고환율에 따른 원가 상승과 업체 간 할인 경쟁 등으로 마진율도 낮아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엔데믹 이후 경기침체와 ‘홈술(가정 내 주류소비)’ 감소에 따른 국내 와인시장 수요 감소가 매출액이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판매 감소와 경쟁 심화로 가격 인하 압박을 받고 있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악화된 것도 컸다.
마트와 편의점 매출이 둔화됐으며, 주력이던 중저가 와인 시장이 위축됐다고 한다.
나라셀라는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경비 절감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와인 시장은 코로나19 기간 홈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급성장했다. 와인 수입이 늘면서 종류가 다양해지고 가격도 저렴해지자 2030세대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가세했다.
그러나 엔데믹 전환 이후 홈술 시장이 위축되면서 국내 와인 수입량은 2021년 7만6575톤(t)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5만6542톤으로 전년보다 20.4% 급감했다.
다만 아직 고가 와인 시장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주요 유통업체인 이마트와 롯데마트 주류 이벤트 판매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에는 10만 원 이상 와인 매출은 각각 37.7%, 20% 증가했지만, 5만 원 미만 와인은 27.3%, 16.9% 각각 감소했다.
5만 원 이상 10만 원 미만 와인 매출 신장률은 2022년 하반기 25.5%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13.1%로 증가 폭이 줄었고 하반기에는 4.5% 역신장했다.
와인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해 저가 와인을 찾던 입문자들이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아 고가 와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