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빼고 밸류업 끼워넣은 한국…6월 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은

입력 2024-06-02 11:10 수정 2024-06-0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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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발표를 앞두고 시장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시장 접근성을 판단하는 핵심 요건인 공매도가 금지돼 오면서 MSCI 선진지수 관찰 대상국 편입이 불발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오는 6일(현지시간) 한국 시장의 접근성 평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MSCI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각국 증시를 규모·제도 수준에 따라 △선진(DM) △신흥(EM) △프런티어(FM) 시장으로 구분한다. 한국은 1992년 이후 MSCI 신흥국지수(EM)에 머무르고 있다.

MSCI는 매년 6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개방성, 자본 흐름, 외환시장, 영문공시 등을 기준으로 시장 접근성 평가를 발표하고 있다. 시장접근성은 MSCI 선진국 편입을 위한 경제규모, 주식시장·유동성 규모 등 3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다. 국내 증시는 정량적 요건인 경제규모와 주식시장 규모를 충족하고 있지만, 정성적 요건인 시장 접근성을 미충족한다.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펀드매니저들이 이 척도를 참고해 투입 자금 규모를 결정하는 만큼 해당 국가의 증시가 어느 시장에 속했는지는 국가 자본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에 따르면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경우 약 73조 원(56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그동안 한국 증시의 문제점으로 지적받아온 시장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배당절차를 개선하고, 기업 영문공시를 의무화해 투자자들의 기업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외국인투자자 사전 등록제를 폐지하고, 채권 장외거래 사전심사 절차를 완화하기도 했다. 정부는 역내 외환시장 구조개편을 통해 자본의 유출입을 쉽게 하고자 외환시장 대외 개방도 확대 중이다.

연초부터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해 상장사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받는 기업들의 주주환원책에도 힘써왔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국내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하고 외국 금융기관의 직접 참여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MSCI 선진 지수 편입의 선결 조건 중 하나인 공매도 재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이같은 개선책들은 무용지물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일부 개인투자자들의 보호가 강화되더라도, MSCI 선진지수 편입 불발로 외국계 기관 자금이 유입되지 못하면 주가 부양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더라도,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에 비하면 그 영향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공매도 금지가 지속되면서도 개인들의 지난달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8조9800억 원으로 연초(10조4000억 원)보다 되려 감소했다.

한편,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달 27일 올해 MSCI의 선진시장 지위 승격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 한국을 등재해줄 것을 요청하는 회장 명의의 서한을 전송하기 했다. 국내 기업 자금을 유치하는 데 있어 글로벌 IB와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올해는 한국 정부가 그간 MSCI에서 지적했던 ‘시장 접근성’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들을 다수 이행했고,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포함될 수 있는 당위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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