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훈 럭스로보 대표 “구글 보다 더 큰 회사 만들 수 있다” [탐방기UP]

입력 2024-05-2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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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243억…“2026년 목표 매출 813억”
미국ㆍ중국ㆍ프랑스 등 50여 국에 플랫폼 수출 중

대한민국 전체 기업 중 대기업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 1% 대기업이 굳세게 뿌리를 내리는 동안 99%의 중견ㆍ중소기업은 쉼 없이 밭을 갈고 흙을 고릅니다. 벤처ㆍ스타트업 역시 작은 불편함을 찾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해 삶을 바꾸고 사회를 혁신합니다. 각종 규제와 지원 사각지대, 인력 및 자금난에도 모세혈관처럼 경제 곳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기ㆍ벤처기업, 그들의 기업가 정신과 혁신, 고난, 성장을 ‘탐방기(記)’에 ‘업(UP)’ 합니다. <편집자주>

▲오상훈 럭스로보 대표. (사진제공=럭스로보)
▲오상훈 럭스로보 대표. (사진제공=럭스로보)

“구글보다 더 큰 회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럭스로보의 창업자 오상훈 대표는 26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럭스로보 본사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미래에 필요한 사업을 하고 싶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4년 설립된 럭스로보는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교육용 로봇,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분산처리 기술과 가상 파라메터, 멀티모듈 컴파일러 기술 등을 융합해 제품의 성능과 효율성을 높이는 '마이크로 운영체제(OS)'를 독자 개발했다.

럭스로보의 자체 마이크로컨트롤러(MCU) OS를 활용하면 다양한 정보통신(IT) 기기와 접목할 수 있다. 모듈형 코딩 교구 모디플러스(MODI Plus)는 코딩을 아예 모르는 초등학생부터 IoT 엔지니어에게까지 코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럭스로보가 개발한 플랫폼은 IoT 개발 기간과 인력을 축소해 기존 대비 최대 10배의 개발 효율을 갖고 있다. 특히 응용력이 높은 점이 최대 강점이다. 무선통신 발전과 함께 전자제품, 로봇산업,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등에 접목시킬 수 있다.

럭스로보는 앞서 이 기술을 활용해 2017년 교육형 모듈 로봇 제품 ‘MODI’의 개발 및 사업화에 성공했다. 여기에 골프장 전동카트에 스마트 모빌리티를 적용해 상용화를 마치기도 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앞서 프리 IPO(상장전 투자 유치)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럭스로보의 누적 투자금은 약 379억원에 달한다. 럭스로보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도 진출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2016년 영국 공교육 시장 진출 이후 미국, 중국, 인도, 프랑스 등 50여 국에 코딩 교구를 수출하고 있다.

성공을 위해선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오 대표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는 젊은 사람들이 모여 혁신을 만들어보자는 목적으로 창업했다고 한다. 평범한 학생이었던 오 대표는 20살 당시 하루에 4시간을 자고 1년에 5일만 쉬면 빌 게이츠가 될 수 있다'라는 담당 교수님의 말을 듣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오상훈 대표는 “20살에 연구실에서 밤낮없이 연구하고 개발하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연구해 21살 때 100억 원의 과제를 따왔다”며 “그 이후 교회 가는 일요일에도 교회에서 만나 2시간 이상씩 회의를 했고, ‘뒤가 없다’라는 열정으로 일만 했다”고 전했다.

물론 위기도 많았다. 그 중의 가장 큰 위기는 창업 4년째 되던 해인 2018년, 당장 직원들 월급조차 줄 수 없을 정도로 폐업 위기였다고 회상했다.

오 대표는 “2년 정도의 사용할 수 있는 투자금을 받았지만 8~9개월 만에 다 쓰게 됐다”며 “특히 코로나 상황까지 겹치면서 펀딩도 어려웠고, 매출도 올리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직원들을 모아놓고, 모든 직원에게 영업을 해달라고 부탁했고, 자신은 어떻게든 펀딩을 구해오겠다는 각오로 뛰고, 직원들은 매출을 위해 죽기 살기로 전국을 돌아다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때 대부분 지방 곳곳을 오가기를 반복하며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는데, 당시에 이혼당할 뻔한 직원들도 많았을 만큼 가장 힘들었던 시기”라고 회상했다.

▲모디는 교육용 모듈형 로봇 제품으로 국내외 약 4000개의 학교에 납품된 SW∙AI 학습 교구.
 (자료제공=럭스로보)
▲모디는 교육용 모듈형 로봇 제품으로 국내외 약 4000개의 학교에 납품된 SW∙AI 학습 교구. (자료제공=럭스로보)

오 대표는 자신과 모든 직원이 회사가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오 대표는 “회사가 성장할 것이라는 근본 없는 믿음을 가지고 밤낮없이 영업에 집중했고, 그러다 산업은행에서 우리의 기술을 알아보고 한국 미래에 꼭 필요한 기술인 것 같다며 투자를 해줬다”고 했다.

오 대표는 이제는 럭스로보의 기술이 빛을 발할 때가 왔다며, 앞으로 구글보다 더 큰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우리 회사는 창업한 지 10년 차를 넘기고 있고, 이제는 정말 빛을 발할 때”라며 “우리 플랫폼은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성능 차이가 있는데, 기존 20일~60일 걸리던 것들을 1주일 만에 끝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개발한 모디 플랫폼 하나가 미래 개발 환경의 시장을 다 바꿔놓을 것”이라며 “향후 사업이 잘된다면 한국에서도 ARM, 엔비디아와 같은 대기업이 나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올해엔 BEP(손익분기점)에 근접할 것이며 2027년엔 매출 20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럭스로보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타임지(TIME)가 꼽은 ‘2024년 세계 최고의 에듀테크 기업(World’s Top Edtech Companies of 2024)’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 대표는 올해 11월에는 상장할 것으로 본다면서 “상장되면 지금까지 힘들게 달려왔던 만큼 스마트폰도 끄고, 하루 정도 아무도 찾지 않게 쉬고 싶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 창업을 시작한 후배 창업자들에게도 3가지 조언을 했다.

오 대표는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건 죽을 만큼 최선을 다해서 도전할 수 있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며 “창업의 시작은 멋있을 수 있으나 가장 힘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로 가장 낮은 자세로 일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항상 멋있는 건 없고, 우아한 거 없고, 항상 밑바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제품의 본질과 소비자가 생각하는 본질을 직접 체험하면서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오 대표는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멘토를 잘 만나야 한다”며 “자신이 슈퍼맨이 될 수 없고,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배우는 자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훌륭한 사람을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능력도 창업자의 자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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