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분위기로 바꾼 정치적 상황…11월 미 대선 전 최종 승인 가능성↑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산운용사들이 제출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심사요청서(19b-4)를 승인했다. 미 SEC가 증권신고서(S-1)만 승인하면 이더리움 현물 ETF는 미국 내에서 거래가 시작된다.
23일(현지시각) 미 SEC가 △그레이스케일 △비트와이즈 △블랙록 △반에크 △인베스코갤럭시 △피델리티 △프랭클린 템플턴 등 이더리움 현물 ETF를 신청한 자산운용사들이 제출한 19b-4 서류를 승인했다.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가 거래되기 위해서는 심사요청서 승인 후 증권신고서가 승인돼야 최종적으로 현물 ETF 거래가 진행될 수 있다.
이더리움 현물 ETF를 신청한 운용사들도 다음 단계를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SEC 관보에 따르면 반에크는 심사요청서 승인 공지가 발표된 후 수정된 증권신고서를 SEC에 제출했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는 이날 자신의 X(구 트위터)에서 “명확하게 말하자면 이것이(19b-4 승인) 내일 거래를 시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S-1 서류에 대한 승인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S-1서류 승인이 몇 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이더리움 현물 ETF 심사요청서 승인에 앞서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X에서 “미 SEC가 이달 중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확률을 75%로 높이려고 한다”며 “오늘 SEC가 180도 입장을 선회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에릭 발추나스는 3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가능성 전망을 25%로 예상한 바 있다.
이번 이더리움 현물 ETF 결정을 앞두고 우세했던 비관론이 낙관론으로 분위기가 바뀐 데에는 정치적 이슈가 영향을 끼쳤다. 11월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도 반가상자산적 행보를 바꿨기 때문이다.
디스프레드 리서치 팀은 “비트코인 현물 ETF S-1 신청은 최종 마감일인 올해 1월 10일에 승인 받았다”라며 “이더리움 현물 ETF 중 가장 기간이 많은 최종 마감일은 올해 8월 7일로 예정돼 있어 이더리움 현물 ETF는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 이전에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권에 퍼진 친가상자산적 행보는 이더리움 현물 ETF 최근 통과된 법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2일(현지시각) 미 하원에서 통과된 21세기 금융혁신기술법(FIT21)은 가상자산 규제법안이다. 해당 법안은 규제 권한을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주는 내용이 들어있다. 가상자산 업계는 SEC에 비해 CFTC가 가상자산 규제 관할권을 획득하기를 바라고 있다.
다만, 게리겐슬러 SEC 위원장은 “해당 법안은 가상자산을 증권 영역에서 제외해 투자자 보호를 약화시킬 것이며, 투자자와 자본 시장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법안이 통과되면, SEC가 가상자산 투자에 대해 조사할 수 없게 될뿐더러 시장 대부분이 규제되지 않은 상태로 남게 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