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권의 대출 규모가 14개월 연속 감소했다.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다. 고금리 등 영업환경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01조3777억 원으로 전달 102조3301억 원에 비해 9524억 원(1.0%) 줄었다. 저축은행 업권 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 115조6003억 원을 터치한 이후 14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2021년 12월(100조5883억 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고금리로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말 높은 금리의 특판상품으로 이자비용이 증가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부담이 늘어나면서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이어갔다. 당장 다음달부터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을 적용하면 충당금 적립이 늘고 경·공매 부담이 가중되면서 손실은 불보듯 뻔한 실정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부동산 PF 손실인식 현황과 추가손실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저축은행 업권이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안에 따라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 규모를 1조∼3조3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저축은행 업권의 순손실 규모는 지난해 5633억 원에서 올해 최대 2조2000억 원까지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은 작년 말 14.4%에서 올해 말에는 12.3∼14.4%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나신평은 “손실흡수여력이 미흡한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11%에 미달하는 BIS자본비율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돼 추가적인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면서도 “양호한 자본적정성, 대주주의 지원능력을 고려하면 과거와 같은 저축은행 사태의 재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신규 PF사업성 기준이 도입되면 저축은행 기준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평균 51.1%로 증권 및 캐피털 대비 상당히 높다면서 브리지론을 중심으로 요주의에서 고정이하로의 전이 속도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신평은 또 저축은행의 경우 부동산 PF뿐 아니라 가계신용대출, 사업자모기지론, 건설업 여신 등에 대한 부실화 영향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재무안정성 지표 저하 폭이 크게 나타날 경우, 적기에 모회사로부터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신용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