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수업거부가 장기화하면서 교육부가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학기제' 수업을 '학년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14일 교육부가 의대에서 제출한 '의과대학 학사운영 관련 조치계획'을 정리한 주요 내용에 따르면, 학점 미취득인 F과목은 2학기 내 이수하도록 기회를 부여했다. 1학기에 한시적으로 유급 기준을 미적용하는 특례 규정을 마련, 검토한다는 얘기다.
또 학기단위 교육과정을 유지하되 집중이수제, 유연학기제 등을 활용해 학기 내 수업 일정을 조정하도록 했다. 이는 2학기와 연계해 수업 기간을 확보하도록 했다.
집단유급을 막기 위한 학사운영 방안으로 ‘학기제’ 수업을 ‘학년제’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재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매 학년도 30주 이상’ 수업시간을 확보하도록 규정한다. 대학들은 통상 1년을 2학기로 나눠 학기당 15주씩 수업을 하도록 학칙으로 정하고 있다. 이대로 학생들이 계속 수업을 거부하면 여름방학 때 몰아서 수업을 해도 1학기 15주 수업을 다 못해 집단 유급될 수 있다. 만약 대학이 올해만 예외로 ‘학기제’가 아니라 ‘학년제’로 운영하는 걸로 학칙을 바꾸면 하반기부터 내년 2월까지 연속 30주를 수업할 수 있어 ‘집단 유급’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원격수업을 전면확대해 이론수업은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정해진 기간 내 강의 수강 시 출결을 인정하도록 했다.
앞서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대학들은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을 방안을 작성해 지난 10일 교육부에 제출했다. 교육부가 유급 방지책 등을 담은 학사운영방안을 제출하라는 요청에 응답한 것이다.
국가고시 일정에 대해선 기존 일정인 필기와 실기 순서 변경 등을 검토하는 것을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전날(13일) 진행된 교육부 백브리핑에서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대학들이 의대 국시 연기를 요청했고, 필요하다면 복지부와 함께 협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상실습에 대해서도 실습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다. 현재는 교육과정상 실습수업이 대부분 3학년에 집중돼 있는데, 3학년 교육과정에서 수업시간 확보가 불가할 경우 4학년 교육과정과 연계해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또 실습수업시간 확보를 위해 주말 등을 활용한 집중 운영 방식을 검토할 예정이다.
잇따른 집단행동 강요와 관련해선 학생 면담과 학생회 간담회 등을 통해 학생 지도, 대학 내 신고와 상담창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기존의 학생회 간담회를 통한 기명 의견수렴 방식도 무기명 투표로 변경하도록 지도하고 원격수업의 학생참여 여부가 공개되지 않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번에 의대에서 제출한 ‘의과대학 학사운영 관련 조치계획’과 관련한 행·재정적 지원을 위해) 탄력적 학사운영 사례를 공유하고 학자금 대출 및 국가장학금 신청기간을 조정할 것”이라며 “대학 공시 수정 불이익 방지 등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