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자금 80조 시대…MMF에 뭉칫돈

입력 2024-05-13 16:07 수정 2024-05-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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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 잔액 84조 역대 최고치
MMF 1월말 49조→55조 급증

▲CMA잔액 추이
▲CMA잔액 추이

미국 기준금리 인하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에 관망세가 확산하자 단타 투자 규모가 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일 기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84조592억 원으로 집계됐다. 3일과 7일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83조 6554억 원·83조 8411억 원)를 연달아 경신한 뒤 3거래일 만에 신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연초 CMA 잔액은 74조7814억 원 수준이었다가 최근 10조 원가량 증가했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으로 기업어음(CP), 국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계좌다. CMA는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투자 대기 자금으로 분류된다.

투자자예탁금도 1월 말 49조649억 원까지 떨어졌다가 10일 55조6500억 원으로 늘었다. 예탁금은 주식을 매도한 뒤 증권사 계좌에 남겨둔 돈을 의미한다. 또 다른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급증세로, 연초 대비 약 30조 증가한 206조1204억 원으로 나타났다. MMF 설정액은 이달 들어 많게는 210조8900억 원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단기 금융상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에는 국내 상장 전체 ETF 중 가장 많은 자금(5976억 원)이 유입됐다. 그 뒤를 ‘KBSTAR머니마켓액티브(2398억 원)’, ‘TIGER 단기채권 액티브(2331억 원)’, ‘1Q머니마켓액티브(1906억 원)’ 등이 이으며 상위권을 독차지했다.

미국 금리 인하에 맞춰 투자에 나서려던 자금이 불투명해진 인하 시점에 증시 주변을 맴도는 것으로 보인다. 연초 시장은 6차례에 걸친 미국 금리 인하가 있으리라고 예상했지만, 이런 기대감은 크게 후퇴한 상태다.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거론, 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지속으로 ‘장기 자금 운용 수요’보다는 새로운 투자처가 나타나면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단기 자금 운용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며 “KB증권은 인하가 지연되면서 금리가 상승할 위험은 여전하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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