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브랜드 론칭…실적 타개 복안 될까
올 1분기 국내 주요 패션업계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영향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대부분의 패션업체들이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입 브랜드 매출 성장에 힘입어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비롯해 F&F, 한섬 등 대형 패션업체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26% 줄어든 54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5170억 원으로 1.71% 줄었다. 패션 수요 감소와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F&F의 1분기 영업이익은 13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0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F&F의 대표 브랜드인 MLB와 디스커버리의 매출 부진이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섬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2% 감소한 325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3.0% 줄어든 3936억 원을 기록했다. 고물가로 인한 의류 소비 위축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고, 신규 브랜드 론칭 및 글로벌 패션 시장 진출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소비침체 속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9% 늘어난 112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0.9% 감소한 3094억 원으로 집계됐다. 브루넬로 쿠치넬리(+22.2%), 어그(+23.2%), 릭오웬스(+23.1%) 등 수입 브랜드 매출이 전년 대비 좋은 흐름을 보이면서 패션부문 실적을 이끈 탓이다.
코오롱인터스트리 FnC부문(코오롱FnC)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오롱FnC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2970억 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6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업계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신규 브랜드 론칭으로 저마다 외형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르메르, 메종키츠네 등 신명품 브랜드의 인기와 함께 비이커, 10 꼬르소 꼬모 등 편집숍을 통해 자크뮈스, 스튜디오 니콜슨, 가니 등 신규 브랜드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한섬은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 '키스'(KITH)와 독점 유통 계약을 맺고 서울 성수동에 국내 1호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자체 패션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 보브, 지컷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성장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효율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성장성 높은 브랜드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해 가고 있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유망 브랜드에는 집중 투자하고 비효율적인 구조는 과감하게 개선해 기업 성장성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