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대표 "행정지도 이례적...입장 정리 안 돼"
AIㆍ커머스ㆍ웹툰 예의주시해 비용 집행한다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습에 이어 일본 정부로부터 라인야후에 대한 지분 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네이버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본 지배력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행정지도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이에 ”아직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했다.
네이버는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증가한 2조52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43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7.4%로 전년 동기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최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와 관련한 질문에 “이를 따를지 말지를 결정할 게 아니라 중장기적 사업 기반에 근거해 결정할 것으로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일본 정부는 3월 라인야후에 한국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고 경영 체제를 개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한국 플랫폼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것을 요구하면서다. 또한, 일본 정부는 지난달 개인정보보보호위원회에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관련 네이버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라인야후에서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일본 라인의 이용자 개인정보 51만9000건 유출됐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A홀딩스는 라인야후 지분의 64.4%를 가졌다. 최 대표는 "A홀딩스 특히 라인야후에는 주주와 기술적인 파트너의 입장"이라며 "기술적 파트너로 제공했던 인프라는 분리해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방향성이 나왔다"고 했다.
잇따른 악재에도 네이버는 올해 1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거뒀다. 서치플랫폼, 커머스(쇼핑), 콘텐츠 등 주요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덕이다. 사업 부문별 매출액은 △서치플랫폼 9054억원 △커머스 7034억원 △핀테크 3539억원 △콘텐츠 4463억원 △클라우드 1170억원이다.
서치플랫폼 부문 매출은 검색 광고 개선, 성과형 광고 호조세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네이버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용해 검색 광고를 최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커머스 사업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6.1% 증가했다. '도착 보장'ㆍ브랜드 솔루션의 매출과 프리미엄 중고거래 플랫폼 ‘크림(KREAM)’과 일본 한정판 거래 플랫폼 스니커덩크를 운영하는 ‘소다(SODA)’의 편입 영향 때문이다.
콘텐츠 사업에서는 한국, 미국, 일본 등 핵심 시장으로의 선택과 집중을 꾀했다. 최 대표는 “일본에서는 오리지널 연재 작품 비중이 증가하는 동시에, 월 거래액 1억 엔을 돌파한 작품이 연이어 추가됐다”고 했다. 이어 “북미에서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 등 지식재산권(IP) 양성을 비롯해 히트작 프로모션 진행으로 신규 이용자 유입 효과가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는 신규 AI 모델의 출시, 급변하는 커머스와 웹툰 시장의 상황 등을 예의주시해 인프라 비용 및 마케팅 비용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