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동계스포츠계의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묵묵히 하며 설상 종목에 대한 꾸준한 애정을 드러냈다. 2026년 동계올림픽 메달(스노보드) 유망주인 최가온 선수의 치료비 전액을 신 회장이 지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22일 대한스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제스키연맹(FIS, Federation Internationale de Ski)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우승한 최가온 선수가 수술 ㆍ치료비 지원에 대한 감사편지를 신 회장에게 보냈다.
최 선수는 지난해 12월 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우승, 한국 선수로는 2021년 이상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스키 종목 월드컵 챔피언이 됐다. 그러나 스위스 월드컵 대회 도중 허리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올해 초 열린 청소년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2008년생인 최 선수는 당시 스위스 현지에서 부상을 당해, 거액의 수술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스노보드 유망주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은 신 회장은 최 선수의 치료비 7000만 원 전액을 쾌척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선수는 현재 다음 시즌 복귀를 위한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신 회장의 동계스포츠와 선수들에 대한 애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4년 11월 대한스키협회 회장으로 선임된 이후 2018년까지 협회장을 역임했고 롯데그룹이 10년간 회장사를 전담하는 등 동계스포츠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세계선수권과 청소년올림픽, 주니어세계선수권, 월드컵 등에 다양한 포상금제를 도입해 선수들의 사기 진작에 힘을 싣는가 하면 2022년에는 스키ㆍ스노보드팀을 창단해 동계스포츠 선수 육성에도 나섰다.
신 회장의 이 같은 후원은 동계스포츠에 대한 그의 오랜 애정에서 비롯됐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아마추어 스키 선수로 활약하는 등 스키 애호가인 신 회장은 불모지인 국내 설상 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은 올림픽과 유스올림픽, 세계선수권, 월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선수들의 사기 진작에 힘을 싣는가 하면 호텔롯데 소유인 일본 아라이리조트를 국가대표 전지훈련지로도 제공하고 있다.
2018년 성공리에 치러진 평창동계올림픽에도 그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신 회장은 당시 FIS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평창올림픽 시설현황과 준비상황을 직접 소개하는가 하면 한반도 안보 이슈로 불안해하는 각국 선수단 파견과 관련해서도 각국 관계자에게 일대일로 설명하며 적극적인 참가를 요청했다. 또한, 국내 첫 메달 달성을 위해 설상 스포츠 강국인 미국, 캐나다, 핀란드 스키협회 등과 MOU를 맺고 기술ㆍ정보 교류에도 힘썼다.
그의 이 같은 노력이 빛을 발해 한국 설상 종목은 2016년 2월 릴레함메르 동계유스올림픽 금메달,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역대 최고 성적, FIS 스노보드 월드컵 첫 메달, 2018 평창동계올림픽 첫 설상 종목 메달 획득(스노보드 은메달) 성과를 냈다. 이어 가장 최근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설상 스키 종목 기준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