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올해 자체 AI칩 적용 제품 확대"…삼성과 'AI 가전' 경쟁 심화

입력 2024-04-0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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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칩 ‘DQ-C’ (자료제공=LG전자)
▲LG전자의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칩 ‘DQ-C’ (자료제공=LG전자)

국내 가전 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인공지능(AI) 가전'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AI 신제품을 공개하자, LG전자는 즉각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 칩 적용 제품을 확대하겠다며 맞수를 뒀다.

3일 LG전자는 참고자료를 내고 '공감지능' 구현을 위한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 칩 'DQ-C'를 자체 개발해 주요 제품에 적용하는 등 글로벌 AI 가전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지능이란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올해 초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AI를 재정의한 개념으로, △실시간 생활 지능 △조율·지휘 지능 △책임 지능이 특징이다.

LG전자는 2011년 업계 최초로 가전에 와이파이 모듈을 탑재하고, 2017년에는 주요 가전 전 제품으로 본격 확대하는 동시에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ThinQ)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 1월에는 고객이 원할 때마다 신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하는 'UP 가전'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AI 가전 시대를 열었다고 했다.

조 사장은 지난달 26일 주주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삼성전자의 'AI가전=삼성' 홍보 마케팅에 관해 "AI 가전의 시초는 우리가 만들어낸 업(UP) 가전"이라며 우회적으로 삼성전자를 겨냥한 바 있다.

LG전자는 본격적인 공감지능의 AI 가전을 위한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 칩을 자체 개발해 주요 제품 적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칩 ‘DQ-C’가 적용된 휘센 에어컨 (자료제공=LG전자)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칩 ‘DQ-C’가 적용된 휘센 에어컨 (자료제공=LG전자)

LG전자는 지난해 7월 온디바이스 AI 칩 DQ-C와 가전 OS(운영체제)를 선보인 바 있다. 현재는 DQ-C 적용 제품군이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 5가지인데, 연말까지 8가지 제품군 46개 모델로 늘릴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기능과 성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가전 전용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AI 칩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공감지능의 AI 가전 제품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 부문장 부회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 비스포크 A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한종희 삼성전자 DX 부문장 부회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 비스포크 A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LG전자가 이날 참고자료를 낸 것은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신제품 론칭 미디어데이 ‘웰컴 투 비스포크 AI’를 열고 2024년형 비스포크 AI 신제품을 공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직접 나서 비스포크 AI 제품을 소개했다.

비스포크 AI는 삼성전자만의 여러 AI 기능이 '스마트싱스'의 초연결 생태계 안에서 서로 연결되고 맞춰주는 제품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제품은 전체 15종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업계 최초로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에서도 미디어데이를 열고 전 국가에서 동시에 신제품을 론칭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최초 공개했다. 이 제품은 170만 개의 사물 데이터를 사용한 AI DNN(Deep Neural Network) 모델을 기반으로 전면 카메라 센서를 활용해 다양한 사물을 인식하고 회피할 수 있다. AI 바닥 인식 기능으로 마룻바닥과 카펫을 구분해 맞춤으로 청소한다.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 모델들이 삼성전자의 2024년형 비스포크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 모델들이 삼성전자의 2024년형 비스포크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약 100만 장의 식품 사진을 학습한 비전 AI 기술로 스마트한 식재료 관리를 도와준다. 내부 카메라가 입·출고되는 식재료를 인식하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을 토대로 보관된 식품의 푸드 리스트를 만들어주고, 사전에 설정한 보관 기한이 임박해지면 알림도 준다.

이외에도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자동으로 화력을 조절해주는 ‘비스포크 AI 인덕션’, 말로 제어할 수 있는 에어컨 ‘비스포크 AI 무풍 갤러리’ 등도 선보였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면서 업계에서 AI 기술의 확산을 리드하고 있다"며 "이제는 소비자들이 가정 내에서 자주 사용하는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들을 통해 '모두를 위한 AI' 비전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LG전자와의 묘한 신경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조 사장이 'LG전자의 업 가전이 AI의 시초'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한 부회장은 "시작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AI는 어떻게 빨리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누리게끔 하고 밸류(가치)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받아쳤다.

이어 "AI 생태계가 많이 확산되고, 누구나 다 한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 제품은 저희가 제일 많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AI 칩 개발 계획과 관련해서는 "이미 전용 칩이 들어간 제품도 있다"며 "AI 관련 칩은 회사 공동 사업에 쓸 수 있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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