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의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이 기존 제품보다 더 매운 '장인라면'을 내놨다. 매운맛의 척도인 스코빌 지수가 무려 8000SHU로, 4400SHU인 삼양 '불닭볶음면'보다 2배 더 매운 제품이다.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처에서 열린 더미식 신제품 '장인라면 맵싸한 맛' 시식회에 도착하자 양은냄비에 먹음직스럽게 담겨진 라면이 놓여있었다. 장인라면은 더미식의 대표 라면 브랜드로, 기본 라면인 '얼큰한 맛', 하얀국물인 '담백한 맛'에 '메밀 비빔면' 등이 있다. 이번에 출시한 맵싸한 맛은 장인라면의 4번째 신제품이다.
맵싸한 맛은 지난해 농심 '신라면 더레드', 오뚜기 '마열라면' 등 매운 라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선보이게 된 맛이다. 후추나 마늘 같은 향신료 대신 부트졸로키아ㆍ하바네로ㆍ청양고추ㆍ베트남고추 등 4종 고추를 최적의 비율로 배합해 매운맛을 극대화했다. 이 중에서도 부트졸로키아는 2007년 기네스북 매운 고추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고추다.
이날 끓여나온 라면은 한눈에 봐도 상당히 매워 보였다. 빨간 국물에는 미역, 파, 청경채 등 후레이크 고명이 뿌려져 있었다. 감바스나 파스타에 넣는 큼직한 페페론치노도 눈에 띄었다.
면발을 들어 한입 먹어보니 첫맛부터 강렬한 매운맛이 느껴졌다. 국물을 떠먹으니 매운맛이 입안에 퍼지며 물에 절로 손이 갔다. 다만 불닭볶음면 정도의 맵기를 견디는 이들이라면,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국물라면 특성상 볶음면보다 면발에 매운 양념이 덜 묻어나고, 물의 양이 많아 매운맛도 어느 정도 희석되기 때문이다.
장인라면 기존 제품들은 건면으로 유명한데, 맵싸한 맛은 유탕면을 사용해 매운맛과 어울리는 고소함도 느껴졌다. 면발도 탱글탱글해 식감도 나쁘지 않았다. 20시간 푹 우린 사골과 쇠고기를 섞은 국물도 꽤 맛있게 느껴졌다.
다만 농심 신라면 더레드와 맛이 다소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기존 매운맛 라면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을지는 다소 의문부호가 그려졌다. 지난해 출시한 매운 라면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며 소비자를 이미 공략한 점도 장인라면이 넘을 산처럼 느껴졌다.
걸림돌은 있지만 더미식은 이번 신제품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미식 관계자는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비자 시식회에서 '맵지만 맛있다'라는 평가가 많았다"며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