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물 대결 ‘도봉갑’...‘도낳스’ 김재섭 vs ‘도봉 대변인’ 안귀령 [배틀필드410]

입력 2024-03-20 16:16 수정 2024-03-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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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뽑아야 정권심판하죠”
vs
“인물 보고 뽑아야지. 우리 지역만을 위해 진실되게 일해 줄 사람이 필요해요”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위치한 국민의힘 김재섭 후보 캠프사무소(왼)와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후보 캠프사무소가 보인다.  (정영인 기자 oin@)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위치한 국민의힘 김재섭 후보 캠프사무소(왼)와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후보 캠프사무소가 보인다. (정영인 기자 oin@)

서울 도봉갑은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이다. 도봉갑은 민주화 운동의 대부인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15~17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후 18대 국회를 제외하면 19~21대에서도 김 전 의장 부인인 인재근 민주당 의원이 내리 3선을 했다. 이곳은 호남 출신 주민들이 많은 데다 대표적인 서민 주거지로 꼽히는 곳이다.

다만 제22대 총선에선 변수가 생겼다. 인 의원 불출마로 민주당에서도 정치 신인을 전략공천해 ‘인물’ 경쟁이 주요해졌다. 민주당은 이곳에 YTN 앵커 출신인 당 상근부대변인 안귀령 후보(34)를 전략공천했다. 국민의힘에선 4년간 지역 당협위원장으로 기반을 닦아온 김재섭 후보(36)가 21대 총선에 이어 두 번째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 인물’, ‘청년 정치인’, ‘정치 신인’의 대결로도 불리는 도봉갑 민심을 듣기 위해 20일 창동 전통시장과 창동역 인근을 찾았다.

“김재섭, 요 앞에 살아”...당보다는 지역 친화 인재

이날 오전부터 찾은 도봉구 창2동 신창시장에서는 도봉갑이 민주당 ‘텃밭’임에도 김 후보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1대 총선에서 인 의원에게 패한 뒤 4년간 지역 기반을 다져온 김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감지됐다. 안 후보는 지역 연고가 없다는 점에서 이는 김 후보의 강점이기도 하다.

신창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김 후보를 찍어줄 것”이라며 “젊은 사람이 박식하고, 오랫동안 여기서 정치해오지 않았나. 방송 패널로도 많이 나와서 인지도도 있고, 얘기해보니 사람이 괜찮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후보가 선거 운동 아니더라도 종종 인사하러 온다”며 “안 후보는 최근에서야 누군지 알았는데, 잘은 모른다”고 덧붙였다.

창3동 창동골목시장에서 야채 가게를 운영하는 70대 박모씨도 “김 후보 참 괜찮다”며 “선거철이 되기 전에도 얼마나 많이 시장을 다녔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인 의원도 김 전 의장의 영향이 있었던 것인데, 새로운 사람은 아무래도 (선택하기도) 좀 그렇다”며 안 후보가 동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한 일화가 보도된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도봉구에서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을 보낸 토박이다. 그의 쌍문동 캠프 사무소 빌딩 벽면에도 ‘잘 키운 맏아들 마음껏 부려 먹자’란 슬로건이 눈에 띈다. ‘지역 전문가’를 자처하는 김 후보는 이날도 한 시간 단위로 지역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무너진 민생...‘정권 심판론’ 무시 못 해

전통의 민주당 텃밭답게 무조건 민주당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도봉에서만 약 20년을 살았다는 유모씨(67)는 “안 후보를 지지한다”며 “민주당이기 때문에 뽑는 것도 있고, 안 후보 자체도 참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도 시장도 많이 왔다갔다 하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시장 골목과 상점에서 만난 주민들은 민생 경제를 걱정했다. 창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80대 어르신은 “시장에서는 난리다, 경기가 망했다고. 물가가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한다”며 “이번 투표가 중요하다. 잘 뽑아야 심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선거사무소 벽면에도 ‘윤석열 정권 심판’ 현수막이 걸려있다.

민주당에 대한 변치 않는 지지세도 확인됐다. 최근 당에서 있있던 계파 갈등, 공천 논란에도 민주당을 찍어줘야 한다고도 했다. 80대 주민은 “이재명 대표의 허물이 있더라도 그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지 않았나”며 “김건희 여사 명품백은 그대로 두고, 밥값 몇십만원 한 걸로 괴롭히는 것 좀 보라”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꽃이 11일부터 12일까지 도봉갑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9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을 실시한 결과 안 후보 지지율은 41.3%로 김 후보(33.1%)를 8.2%포인트(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당지지도 역시 민주당 지지율이 43.9%로 국민의힘(30.3%)를 앞섰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도봉 콘텐츠’ vs ‘이색 스킨십’...주거‧교통은 필수

두 후보 모두 공약에도 주력하고 있다. 안 후보는 ‘도봉 콘텐츠’ 생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씨드큐브 창동, 로봇과학관, 복합문화공간 서울 아레나 등이 건설되는 것에 주목해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로봇과학기술 박람회 정례화, 역사문화컨텐츠 개발 등을 통해 ‘찾고 싶은 도봉’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만의 차별화 전략은 지역 주민과의 ‘이색 스킨십’이다. 그는 해가 질 쯤 야광 불빛이 나오는 조끼를 걸치고 주민들과 인사를 하러 돌아다닌다. 10대 주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직접 운영하는 SNS 역시 1020세대의 눈길을 끌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재개발‧재건축’과 GTX-C 등 ‘교통’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 후보는 민주당이 집권했던 때도 있던 걸 생각하면 속도가 느리다는 입장이다. 더 추진력 있게 밀어붙일 계획이다. 안 후보는 지금껏 착실히 이뤄져 온 대로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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