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농협, 추후 보완할 예정
“빨리 논의해 후폭풍 최소화해야”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를 연 하나은행은 이달 27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ELS 자율배상에 대한 논의를 거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고객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21일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특히 국민은행의 경우 판매금액이 가장 많은 7조8000억 원에 달한다. 전체 은행권의 절반에 해당한다. 그만큼 검토해야 할 사례도 많고 손실 사례별 셈법도 복잡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판매된 홍콩 ELS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보상 관련 절차를 조속히 논의해 고객 보호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날 이사회에서 홍콩 ELS 관련 자율 배상을 안건으로 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와 관련한 현황 보고 정도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이사회 개최 예정인 NH농협은행은 안건 상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은 자율배상 시기와 구체적인 액수 등은 추후 정교한 작업을 통해 보완할 예정이다.
홍콩 ELS 판매 규모는 △국민은행 7조8000억 원 △신한은행 2조4000억 원 △농협은행 2조2000억 원 △하나은행 2조 원 △SC제일은행 1조2000억 원 △우리은행 400억 원 순이다. 자율배상을 수용할 경우 판매금액에 따라 막대한 배상이 이뤄지고, 경영진이 임의적으로 판단한다면 주주들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 배상에 따른 순이익 감소는 주주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며, 경영진에 대한 배임 문제로도 불거질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주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배상액이 수천억 원 규모로 크고, 그만큼 은행들이 자체적인 결정이 어렵다”며 “배상비율, 제재 등을 이의로 산정할 수 없는 만큼 당국의 분쟁조정 대표사례가 나오면 이를 보고 배상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보수적인 은행들이 당국의 압박에 결국 자율 배상을 수용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 다른 은행 고위 임원은 “소비자들이 불완전판매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판단이 나왔기 때문에 순리적으로 잘 풀어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매듭을 잘 풀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자율배상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이사회를 열고 홍콩 ELS 관련 논의를 안하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 있다”며 “자율배상에 대한 배임 여부와 법률적 검토를 빠르게 논의해 후폭풍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