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2~3년 내 세계 1위 탈환… 모든 기기에 AI 적용” [종합]

입력 2024-03-20 15:09 수정 2024-03-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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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주총회에 600여 명 주주 참석
DX, 모든 디바이스에 삼성 AI 본격 적용해 새로운 경험 제공
DS, 최고 기업으로 만들어 2~3년 내 반도체 세계 1위 되찾을 것
주가 부진·M&A 부진 등 경영진 질타도 쏟아져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는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인공지능(AI) 가속기 칩도 내년 초 출시한다. 또 인공지능(AI) 역량을 고도화해 차세대 전장, 로봇, 디지털 헬스 등 신사업 육성을 적극 추진한다. 대형 인수합병(M&A)도 조만간 성사될 전망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 사장은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각 사업 부문별 경영전략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모든 디바이스에 AI를 본격적으로 적용해 고객에게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가 펼쳐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스마트폰, 폴더블, 액세서리, 확장현실(XR) 등 갤럭시 전 제품에 AI 적용을 확대한다. 차세대 스크린 경험을 위해 AI 기반 화질·음질 고도화, 한 차원 높은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 등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또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통해 일반 가전제품을 지능형 홈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한다.

DS부문에서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주도 등 강건한 사업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300억 달러(843조660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DS부문의 매출도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참석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참석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메모리는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를 활용한 128GB(기가바이트)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 적층 HBM 선행을 통해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을 계획이다. 또 9세대 V낸드, HBM4 등과 같은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해 다시 업계를 선도하고 첨단공정 비중 확대 및 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칩 ‘마하-1’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GPU와 HBM 사이의 병목현상을 줄여주는 SoC(시스템온칩) 형태의 AI 가속기로, 연말 시제품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파운드리는 업계 최초 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양산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날 경계현 사장은 “반도체는 지난 1월부터 흑자 기조로 돌아섰고 액수를 정확하게 말씀드릴 순 없지만 (추후 실적발표에서)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근원적인 경쟁력을 회복시켜 업황 영향에 덜 타는 그런 사업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삼성전자 DS부문은 2030년까지 기흥 연구개발(R&D) 단지에 20조 원을 투입하는 등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다.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두 배로 키울 계획이며,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해서 늘려 첨단 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되도록 한다. 경계현 사장은 “사업경쟁력 확보, 기술리더십 강화, 신사업 준비 등 최고의 기업으로 인재가 모이는 회사로 만들어 향후 2~3년 안에는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을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대형 M&A도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전망이다. 한종희 부회장은 M&A 진행 상황이 지지부진하다는 주주의 지적에 대해 “그동안 우리가 M&A를 안 한 것은 아니다. 여러분이 기대하는 큰 M&A는 아직 성사를 못 시켰지만 200개 이상 되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며 “M&A는 계속적으로 고민 중인데, 상당한 진척이 있고 조만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병철 삼성 창업 회장을 언급하며 유임된 경영진에게 지난해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묻는 주주도 있었다. 한 주주는 이병철 회장이 실적 위주 경영을 했다고 강조하며 “만약 이병철 회장님이 지금 이 자리에 계셨다면 앞에 있는 임원들이 여기 앉아계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망가진 삼성전자의 실적을 갖고 작년과 동일하게 임원들이 자리에 앉아 계시는 모습을 보고 수많은 주주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임원들은 이 자리를 빌려 사퇴하실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자료를 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자료를 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에 한 부회장은 “말씀해 주신 부분을 잘 새겨 듣겠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당사가 발전할 수 있도록 임직원 전체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으니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 소통 강화를 위해 다양한 현장 행사를 마련했다. 주주들이 회사 대표 사회공헌 및 상생 활동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장을 준비하고,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통해 제조 및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은 중소기업 12개사의 제품 전시 및 판매를 위한 '상생마켓'도 마련돼 있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운영 중인 C랩이 육성한 스타트업 7개사를 소개하는 전시 공간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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