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A 단계까지 50%이상 지원
2017년 처음 시작한 'IBK창공'
707개사 육성·1조4000억 투융자 지원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악화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벤처·스타트업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금융권이 벤처·스타트업 살리기에 한창이다. 가장 선두에서 지원사격에 나선 것은 IBK기업은행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다음 달 초 창업기업 지원을 위한 벤처자회사인 ‘IBK벤처투자’를 공식 출범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1000억 원을 출자해 IBK벤처투자를 설립했다. 초대 대표는 조효승 전 SKS프라이빗에쿼티 전략투자사업부문 대표가 맡았다.
IBK벤처투자는 창업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기업은행이 벤처자회사를 설립해 투자금 지원에 나서게 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창업기업에 대해서는 초기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워낙 크다 보니 벤처캐피털(VC)에서도 투자를 꺼리기 마련”이라며 “IBK벤처투자는 출범 초기부터 이런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시드 단계부터 시리즈A 단계까지 50%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는 ‘IBK벤처·스타트업 종합지원센터’도 설립해 벤처·스타트업에 투융자 복합지원과 전문 컨설팅 등 금융·비금융의 종합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IBK벤처·스타트업 종합지원센터는 아직 초기 검토 단계에 있지만, 그동안 벤처·스타트업 지원을 통한 IBK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계획이다.
김인태 기업은행 혁신금융그룹장은 “IBK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모험자본 공급도 확대하고 IBK창공을 통해 벤처·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이렇게 IBK만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나로 엮어보자고 해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 ‘IBK벤처·스타트업 종합지원센터’”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IBK창공을 통해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지원도 적극 나서고 있다. IBK창공은 기업은행의 영업점 공간을 활용해 창업기업에 사무공간 및 멘토링·컨설팅 등 다양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창업육성 종합 프로그램이다. 2017년 마포센터를 시작으로 구로, 부산, 대전 등 4개의 정규센터와 서울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2개의 캠프를 통해 매년 160여 개 기업을 선발해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현지 스타트업 수요가 있는 지방지역(대경권·호남권) 정규센터를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IBK창공을 통해 올해 1월 기준 707개사의 혁신창업기업 육성을 완료했고, 80개사를 육성 중이다. IBK창공 참여 기업들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조4586억 원의 투·융자를 지원했고, 멘토링·컨설팅, 기업설명회(IR) 등 총 1만491건을 지원했다.
기업은행은 IBK창공을 통해 다양한 성공 사례도 발굴했다. 2차전지용 동박 생산 설비 업체 ‘엔원테크’는 총 4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설비·운영에 필요한 100억 원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 또한, 스톡옵션 부여 관련 정관 검토 등 멘토링·컨설팅을 지원받았다. 이를 통해 현재 200억 원 이상의 연매출을 기록하며 IBK창공 육성 전 대비 매출액이 20배 이상 증가했다.
테이블을 활용한 주문형 데이터 플랫폼 ‘티오더’에는 IBK창공을 통해 특허 전략 및 기업공개(IPO) 컨설팅·멘토링 등도 지원됐다. 그 결과 IBK창공 육성 전보다 고용은 14배 늘었고, 매출액은 5배 확대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도 벤처·스타트업 지원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며 “올해 모험자본을 전년(7641억 원) 대비 30% 이상 늘려 1조 원 이상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