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사과를 이용해 음료와 디저트를 만드는 식음료·외식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수급엔 문제가 없으나,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다른 과일 값까지 연이어 오르는 '애플플레이션(애플+인플레이션)' 현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3일 사과(후지·상품) 10㎏당 도매가격은 9만1500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4만160원)보다 무려 127.8%나 올랐다. 사과 도매가격은 올해 1월 17일(9만740원) 9만 원을 돌파했고, 같은 달 29일 9만452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달 6일(9만1120원)부터는 9만 원 선을 계속 웃도는 중이다. 사과값이 급등하면서 대체 과일 격인 귤, 배, 복숭아 등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고물가 속 과일 가격까지 오르면서 생과일주스 전문점과 카페프랜차이즈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 업체들은 현재로선 발주 중단이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카페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사과를 비롯해 다른 과일까지 가격이 오르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당장 가격 인상이나 관련 메뉴를 단종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사과주스를 만들어 판매하는 식품사와 애플파이 등 빵·샐러드를 제조하는 베이커리 업계도 당장 수급 문제에 큰 영향이 없다고 전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사과는 1년 단위로 사과 농장과 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에 당장 제품 생산이나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베이커리업계 관계자도 "사과 메인 메뉴가 없어 현재까진 영향이 미미하다"고 했다.
다만 사과값 폭등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다른 과일까지 가격이 오르는 등 연쇄적인 물가 동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생과일 및 과일 샐러드 등 비교적 과일류를 취급하는 비중이 높은 호텔업계는 수입 과일로 대체제를 찾는 등 대응 마련에 나섰다.
특급호텔 관계자는 "상반기에 한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해서 추가적인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면서 "사과, 배 등 모든 과일 가격이 오르면서 수입과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외식프랜차이즈 관계자도 "1년 단위로 농가와 계약해 당장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물량 수급 차질에 따른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