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정기 주주총회(주총) 시즌을 앞둔 패션·뷰티업계의 올해 최대 화두는 오너와 CEO(최고 경영자)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될 전망이다. 대내외 경기 침체와 고물가·고금리 악재 등 대내외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을 찍고, 내실 다지기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15일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을 시작으로 LG생활건강(LG생건), LF, F&F(에프앤에프) 등 주요 패션·뷰티업계가 주총을 연다. 아모레는 이번 주총에서 서경배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서 회장은 1987년 아모레의 전신인 태평양화학에 입사한 이후 1997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그룹을 이끌어왔다. 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으로 아모레는 올해 중국 시장 비중을 줄이며 본격적인 사업 안정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LG생건은 26일 주총에서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LG생건은 하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통해 재무 리스크 및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종합 문화생활 기업 LF는 28일 주총에서 구본걸 LF 회장과 오규식 LF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논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같은 날 주총을 열고 유석진 코오롱FnC 대표이사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F&F도 28일 주총에서 김창수 F&F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또한 F&F는 마정만 재무 총괄과 정민호 인적자원관리 총괄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정수정 사업운영지원 총괄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한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성장 사업 강화도 주요 안건이다. 한섬은 주류판매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음료, 주류 등을 제공하는 복합 매장 출점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주요 기업들이 오너와 CEO 재선임에 나선 것은 업황 불황이 지속되면서 변화 보다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지난해 뷰티업계 ‘빅2’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와 중국향 채널 부진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국내 주요 패션기업(휠라홀딩스, F&F, L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도 국내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오너와 CEO의 재연임을 통한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도모하는 한편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설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