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중독 보고서③] ‘조회수 도파민’에 빠졌다…사회문제 유발 ‘몰카 천국’

입력 2024-03-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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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ㆍ구독자 확보 수익구조
위험한 상황 연출해도 제재 없어
자극적 콘텐츠, 사회적 피해 양산

“아내가 아스팔트 빙판길에 넘어져 발목을 접질렀습니다.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깁스도 했지만 며칠째 일도 못하고 밖에 나가지도 못했네요. 경찰은 누군가 일부러 길에 물을 뿌린 것 같다고 합니다.”

조회수가 높아지고 구독자가 많아질수록 돈을 버는 구조인 유튜브 생태계에서 일부 유튜버들은 ‘조회수 도파민’에 빠져 일부를 몰래 속여 깜짝 놀라게 하고 그 반응을 기록하는 ‘몰래카메라(몰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더 높은 조회수와 구독자, 더 많은 수익을 위한 ‘몰카’ 움직임은 유튜브와 규제 당국의 마땅한 조치 없이 확대되면서 사회적 피해를 양산해내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추위에 도로가 얼던 지난해 12월 말, 유튜브의 몰카 콘텐츠를 찍기 위한 20대 2명이 인도에 물을 뿌리고 행인들이 넘어지는 모습을 몰래 촬영해 논란이 일었다. “사람들이 넘어지는 걸 틱톡과 유튜브에 올리기 위해서였다”는 게 이들의 이유다. 이들의 단순한 조회수와 구독자 늘리기 욕심에 해당 구역에서 넘어진 사람은 6명이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몰카 콘텐츠도 논란이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 연구팀이 아동이 출연한 유튜브 콘텐츠를 분석해보니 3세 영유아에게 탄산수를 먹여 놀라게 하고 우는 아이를 보며 즐거워하는 행위, 평소 아동이 간절히 원했던 것을 거짓선물로 연출하는 행위, 아동을 몰래카메라 제작에 참여시키는 행위 등이 발견됐다.

반려동물 대상 몰카 콘텐츠도 문제다. 반려견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버는 본인이 키우는 반려견 시베리안 허스키가 집에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현관에 커다란 호랑이 인형을 배치했다. 사람도 진짜 호랑이로 속을 만한 호랑이 모습이었다. 이를 본 반려견은 얼어붙은 듯 집안에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하고 서성이다 한참 후 꼬리를 바짝 내리고 집으로 들어왔다. 이 영상은 현재 조회수가 4780만회에 달한다.

이처럼 일부 유튜버들은 조회수와 구독자 도파민에 빠져 몰래카메라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조회수와 채널 구독자수는 수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유튜버들은 조회수를 통해 광고 수익을 낼 수 있고, 이외에도 슈퍼챗, 슈퍼스티커, 슈퍼땡스 등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콘텐츠는 조회수와 구독자 확보에 도움이 된다. 한 미디어업계 관계자는 “유튜버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몰카 콘텐츠들을 계속 생산해내는 건 한 마디로 ‘장사’를 잘하기 위해서”라며 “결국 유튜버는 시청자들의 선택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기 떄문에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몰카 콘텐츠는 규제 회색지대에서 계속 생산되고 있다. 유튜브는 현행법상 부가통신사업자로 규정돼 방송사 등 방송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규제를 피해갈 수 있어서다. 몰카 콘텐츠에 대한 마땅한 규제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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