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화 된 이더리움 지분증명방식 사기 및 시장조작에 취약”
비트코인 ETF에 낙관적이던 업계, 이더리움 ETF는 중립적 태도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다른 가상자산(알트코인)들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코인 강세장’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1월 11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블랙록의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에 대한 승인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6만9000달러를 기록하며 직전 최고치인 6만899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비트코인은 올해 1월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비트코인을 이어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더리움도 지난해 SEC에 현물 ETF를 신청하며 비트코인에 이어 상승세 바톤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SEC에 따르면 블랙록, 피델리티 등이 이더리움 현물 ETF를 신청해 둔 상태로 올해 상반기 최종 승인이 예정돼 있다. SEC는 전날 관보사이트에서 이더리움의 지분증명방식(PoS)이 사기 및 시장조작에 취약한지에 대해 대중 의견 수렴을 요청하면서 블랙록과 피델리티가 신청한 ETF 승인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지분증명방식은 검증인이나 이용자들이 보유한 가상자산 지분율에 따라 의사결정권한을 부여한다.
지분증명방식은 스테이킹(예치)한 코인량에 비례해 코인을 보상으로 배분받는다. 스테이킹한 코인이 많을수록 미래에도 더 많은 코인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자원을 선점한 세력이 계속해서 의사결정권한 측면에서도 중앙화 된 지배력에 우위를 가지게 된다.
코빗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스테이킹이 가능한 모든 네트워크는 중앙화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물 ETF 논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중앙화 이슈가 없던 비트코인에 비해 이더리움이 중앙화 이슈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에 낙관적인 전망을 했던 시장이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해서는 판단에 보류하는 모습을 보인다.
신영증권이 지난달 27일 낸 보고서에는 “5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은 40% 수준으로 추정”한다며 “기준 대비 낮은 이더리움 CME 선물과 현물 시장 간 상관성, 지분 증명 방식 및 ETF의 중앙화 위험에 따른 증권거래법 등을 근거로 승인을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17년 12월 출시된 비트코인 CME 선물에 비해 이더리움 CME 선물시장은 2021년 2월에 출시돼 데이터가 적다는 것이다. 임민호 신영증권 디지털자산담당 연구원은 “2. 5년기간을 적용할 경우 이더리움 CME 선물 출시 초기 거래량이 낮은 기간의 수익률이 포함돼 상관관계는 낮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8월 워싱턴 항소 법원 재판부는 SEC가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현물 ETF 전환 신청을 거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연계된 시장(CME)에 대한 판단에 SEC는 유사한 상품을 다르게 처리한 데 대한 합리적이고 일관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면서도 “그레이스케일은 CME 비트코인 선물 가격이 현물 시장 가격과 99.9%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판단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상관 관계에 대해서는 같은 수치에 대해서도 해석의 근거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딱 잘라말하기가 어렵다”면서도 이더리움 승인 여부에 대해서 “논리와 합리보다는 SEC의 정무적 판단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경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전날대비 0.7% 상승한 38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