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종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해외지점 비즈니스 확대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여년간 국내 은행들은 인도에 지점 10개를 설립한 것을 제외하면 주로 동남아 국가에 현지 법인 형태로 해외 진출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은행의 해외 점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203개이며 해외 지점이 88개로 현지법인(60개)보다 많았다. 해외 지점과 해외법인은 하나은행이 각각 19개, 11개로 가장 많았으며 △우리은행 14개, 11개 △신한은행 14개, 10개 △국민은행 9개, 5개 순이다.
특히, 국내은행 해외법인은 주로 동남아 저개발국인 미얀마, 캄보디아를 비롯하여 동남아 신흥국인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진출해 있다. 이들 은행들은 현지 대형 은행 및 핀테크 업체들과 경쟁 심화로 수익성과 성장성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종수 연구위원은 “현지 대형은행과 전자지갑 등의 성장으로 한국계 은행들은 현지 저원가성 예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계 은행들이 현지 대형은행 M&A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있으나 동남아 은행들의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이 해외 비즈니스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현지법인 방식 이외에 해외지점 규모 및 기능 확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일본계 은행들의 경우 해외 지점에서 일본 기업뿐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 및 비일본 아시아 기반 기업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대출 상품(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계 은행들은 일본 경제버블이 붕괴되면서 자국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할 때 이들과 함께 해외 지점을 적극 확대했다.
보고서는 해외 M&A, 지분투자 외에 해외지점 규모를 키우는 방안도 글로벌 비중 및 수익성 확대에 유의미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지 규제 체계에 따라 자금조달 및 운용 측면에서 법인 설립보다는 해외 지점을 통한 현지 비즈니스 확대가 더 용이한 측면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글로벌 은행들처럼 해외 지점에 트랜잭션 뱅킹 서비스를 도입할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비용 대비 수익성을 고려해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