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글로벌 판매 시작…제조사 제약 없이 스마트폰 연결성 강화
올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정보기술(IT) 기기의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부진했던 노트북 시장의 성장이 점쳐진다. AI가 탑재된 '프리미엄 노트북'이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격돌이 예상된다.
2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노트북 시장의 연간 출하량은 올해 1억7200만 대, 작년보다 3.6% 성장할 전망이다. 2021년 이후 2년째 이어온 하락 흐름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온디바이스 AI 효과 덕분이다. 기기 자체에 AI를 탑재해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아도 생성형 AI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AI PC가 시장 확대를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도 올해 공급되는 PC 5대 중 1대가 AI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AI를 탑재한 PC의 출하량이 2027년 1억7000만 대에 육박할 것이라고 했다.
이같이 시장 성장이 예상되면서 AI 노트북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6일부터 갤럭시북(Galaxy Book)4 시리즈를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와 독일 등에 출시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이번 갤럭시북4 시리즈의 글로벌 시장 출시와 관련해 "프리미엄 PC 라인업을 한 단계로 끌어올린 갤럭시북4 시리즈를 통해 고객들이 생산성과 연결성, AI를 경험하기를 바란다"며 "갤럭시북4 시리즈는 오늘날 소비자가 기대하는 고성능 PC에 기대하는 강력한 성능과 기기간 연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북4 시리즈'는 전 라인업 모두 고해상도의 다이내믹 아몰레드 2X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울트라', '프로 360', '프로'까지 시리즈 전체에 동일한 터치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롭게 탑재된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는 인텔 프로세서 최초로 NPU(Neural Processing Unit)를 탑재해 다양한 사용자 환경에서 개선된 AI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갤럭시북4 시리즈의 큰 장점 중 하나는 갤럭시 스마트폰·태블릿과 편리하게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갤럭시뿐만 아니라 애플 아이폰 등 다른 제조사 스마트폰과도 연결할 수 있다.
이번 갤럭시북4 시리즈는 지난 1월 2일 국내에 출시돼 판매 첫 주 동안 전작(갤럭시북3) 대비 1.5배 이상 팔리며 높은 수요를 입증한 바 있다 .
LG전자도 이달 21일부터 3월 10일까지 미국에서 2024년형 LG그램의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LG그램 신제품에도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가 적용됐다.
이번 신제품 강점은 LG그램 최초로 소프트웨어인 ‘그램 링크(gram Link)’가 탑재됐다. 그램 링크는 안드로이드(Android)나 애플의 iOS 등 운영체제(OS)의 제약 없이도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연결할 수 있다. 특히 그램 1대에 최대 10대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기기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AI 기술이 적용돼 미리 정의한 38개의 카테고리(인물, 시간, 장소 등)별로 사진과 영상도 분류한다. 얼굴을 감지하고 인식하는 AI 모델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데이터들을 그룹화하는 클러스터링(Clustering) 알고리즘은 사람이 포함된 사진을 인물별로 분류해 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노트북 시장은 포화 상태로 시장 성장이 더뎠지만, AI 확산으로 '프리미엄 노트북'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다만 AI 노트북에 뒷받침할 애플리케이션이나 하드웨어 기능이 더 개발돼야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