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한 “난 이공계·관료 출신 경제인…개혁신당의 차별화 포인트” [인터뷰]

입력 2024-02-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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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1호 영입인재', 이창한 전 반도체협회 부회장 인터뷰
"경제와 산업으로 풍요로운 삶 만드는 게 궁극적 목표"
"나는 이공계, 관료 출신 경제전문가…현실적인 정책 마련 가능"
"개혁신당 아직 색채 불분명…우리만의 색깔 찾아야"

▲개혁신당에 인재 영입된 이창한 전 반도체협회 부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개혁신당에 인재 영입된 이창한 전 반도체협회 부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4·10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이 앞다퉈 ‘경제인 모시기’에 열을 올리던 때, 이창한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제3지대인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개혁신당 제1호 영입인재인 이 전 부회장은 기술고시 출신으로, 특허청과 산업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에서 공직 생활을 거친 ‘반도체 전문가’다. 충남 연기군(현 세종시)에서 태어나 서울 중앙고,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색깔'을 강조한 그는, 거대 양당에 대적할 만한 제3지대만의 차별화된 산업 정책을 국민에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특히 “(국회에)이공계 출신의 경제전문가는 드물다. 정부에서 직접 정책도 다뤄봤기 때문에 현실에 어울리는 정책을 만들 수 있다”말했다.

발의하고 싶은 ‘1호 법안’으로는 반도체 등 국가산단 조성을 위한 규제 개선을 꼽았다. 그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2년이면 삼성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데, 우리나라는 용인에 공장을 지으려는 SK하이닉스가 수 년이 지나도록 부지 수용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막 정치에 발을 들인 그는 연달아 두 번의 변화를 맞았다. 한 번은 합당 전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현 개혁신당)에서, 두 번째는 지금의 개혁신당에서였다. 설 연휴 기간 제3지대 네 개의 정치세력이 ‘개혁신당’으로 뭉친 것을 두고 그는 “정당은 색채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모호하고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다른 이념을 가진 정당 간의 결합인 만큼 “공통된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들끓고 심도 있는 토론을 해서 우리만의 색깔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회장은 링컨 미국 대통령을 존중한다고 했다. 링컨은 1863년 1월 1일 노예 해방을 선언했다. 그는 “과거 시스템을 바꿈으로써 더욱 다양한 가치가 존재할 수 있게끔 혁명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링컨을 존경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생산적인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제3당이 끼어들어서 ‘그건 아니다’라고 비평을 해야 한다. 정책을 가지고 얼굴을 붉히는 건 얼마든지 할 만하다”는 것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고이란 기자 photoeran@

아래는 이 전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 정치에 발을 들인 이유는.

“우리나라는 현재 저출산·고령화 문제, 지속적인 경제성장률 침체 등의 문제에 빠져있다. 정치의 사명은 국민의 행복에 있지 않겠나. 국가와 정치 세력들이 당면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조금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한번 바꿔보고자 뒤늦은 나이에 정치에 뛰어들었다.”

- 궁극적 목표는 뭔가.

“‘개인’이 행복하려면 결국 ‘우리’의 미래가 밝아야 한다. 개인과 집단, 더 나아가 한국사회의 더 밝은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특히 제가 잘하는 게 산업이고 경제다. 경제와 산업을 바탕으로 우리가 풍요로운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궁극적 목표다.”

- 국민의힘에선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더불어민주당에선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을 영입했다. 정치권이 경제인 영입에 힘쓰고 있는데, 개혁신당만의 차별화 전략은?

“저 같은 이공계 출신 경제전문가는 좀 드물다. 저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경제학으로 석·박사를 땄다. 그래서 기술을 이해하면서 시장과 경제를 보는데, 그런 분들이 많진 않은 것 같다.”

“또 저는 정부에서 직접 정책을 다뤘다. 규제로 인한 산업의 폐해는 물론, 반대 개념인 규제의 부재로 인한 위험성도 충분히 경험했다. 훨씬 현실적인 정책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K칩스법 시즌2’를 처리하는 데 있어 이 전 부회장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어디에서 찾아야 한다고 보나.

“인공지능(AI)과 반도체가 이 시대의 화두 중 하나다. 반도체 없이는 앞으로 지능사회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더 중요해지리라 본다.

결국 핵심은 우리 실력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비메모리 반도체를 (개척)해야 하고, 지능형 반도체도 안 할 수 없다. 이번에 샘 알트만 OpenAI CEO가 1경에 가까운 돈을 인공지능 반도체 쪽에 투입하겠단 구상을 했다. 그런 반도체 패권 시대에 일개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느냐, 저는 아니라고 본다. 국가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서 도전해야 하는 과제다.”

- 1호로 발의하고 싶은 법안은.

“지금 당장은 반도체 관련된 법을 양 원내대표님이 구상하고 있다. 거기에 동참해서 반도체 관련 법안을 만들고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또 지금 각 부처에 산업과 관련된 소관 법률이 많다. 진흥만 있는 게 아니라 규제도 많다. 내용이나 형식이 대동소이한데도 불구하고 나뉘어져 있어 하나로 묶어줄 필요가 있다. 규제와 관련된 것도 일정 부분 털어내기 위해서 조율해야 한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2년이면 삼성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데, 우리나라는 용인에 공장을 지으려는 SK하이닉스가 수 년이 지나도록 부지 수용도 다 못했지 않나. 2020년 6월에 제가 반도체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있을 때 그랬는데,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이) 안 됐다. 지자체 간 협업도 잘 안 되고, 기업이 공장을 마음 편히 건설하고 일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설 연휴 기간 개혁신당과 야권의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이 합당했다. 정체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우려의 시각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 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색채가 있어야 하는데, 이 색깔 저 색깔 다 섞다 보니 거무티티한 색깔만 남을 수 있다는 거다.

결국엔 공통된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본다. 들끓는 토론과 논의를 하든 해서 우리만의 색깔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모호하고 불분명한 측면이 있다.”

- 너무 다른 이념을 가진 세력이 한 몸이 됐다.

“저는 ‘이념’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인가 되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세계화된 시대지 않나. 전 세계가 확 트인 사회에서 이념을 이야기한다는 건 구시대적이고 어울리지 않는다.

이념보단 우리가 추구해야 할 다양한 가치를 어떻게 흡수해서 국민에게 잘 제시할 것인가를 얘기해야 한다. 보수냐, 진보냐가 아니라 ‘미래에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하자는 거다.”

- ‘반기업 이미지’가 있는 야권과의 협력에 부담은 없는지.

“(기업 및 경제 활성화 정책은) 미래를 위한 설계이기 때문에 이견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과거 민주당에 속했던 분들 중 대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에 관해 미온적이었다는 느낌이 들긴 한다. 기업을 지원하고 그에 따른 파급효과가 여러 중소 협력업체에 흘러가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대기업을 지원한다고 해서 그 기업에만 혜택이 갈 거라고 여기는 건 조금 단순한 생각이 아닐까 한다.”

- 존경하는 정치인은.

“링컨과 도산 안창호 선생을 존경한다.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은 노예 해방 선언을 함으로써 물건으로 취급되던 사람들을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건 하나의 시스템 혁신이다. 과거 시스템을 바꿈으로써 보다 더 다양한 가치가 존재할 수 있게끔 혁명을 한 것이다.”

- 정치가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보나.

“정치는 나쁘게 말하자면 적을 많이 만들고, 그중에 자기 편을 끌어당기는 생리가 있다.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뉴스를 보면 가십과 싸움이 난무하니 사람들이 정치에 진저리가 나고 멀리하는 것 아니겠나.

그런 부정적인 정치보다는 생산적인 정치를 위해 정책 경쟁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저희 같은 제3당이 끼어들어서 ‘그건 아니다’라고 비평을 하는 거다. 정책을 가지고 얼굴을 붉히는 건 얼마든지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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