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레저사업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대상이 된 신세계건설의 레저사업부문은 △경기 여주시 자유CC(18홀) △경기 여주시 트리니티클럽(18홀)과 실내외 물놀이 시설인 △아쿠아필드(하남·고양·안성 스타필드 내 3곳) △조경사업 등이다.
신세계건설은 이번 매각이 완료되면 약 300억 원 자본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953%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400%대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신세계건설이 사업 분야 축소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은 실적 악화로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세계건설은 공사 원가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분양 실적 부진 등으로 지난해 말 187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세계건설은 적자 지속과 미분양 등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해 재무구조가 좋지 않아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공사비를 추가 투입해야 해 유동성 확보도 필요한 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무구조가 일시적으로 개선되더라도 여전히 비용이 발생할 요인들이 많아 자금 확보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매각은 곧 사업분야 축소와 자본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영향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상당히 큰 사업 부문이 떨어져 나가면서 자산이 감소하고 사업 분야도 축소된다는 점은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시적으로 매각 대금을 통해 자본을 확보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수입원을 잃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신세계건설 전체 매출 중 레저사업 비중은 5~6% 가량으로, 코로나19 엔데믹과 여가활동 증가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레저 부문 등 매출은 2021년 말 586억2000만 원으로 전체 매출의 4.7%에 해당했으나 2022년말 717억6700만 원, 5.0%로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663억4100만 원, 전체 매출에서는 5.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력 사업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신세계 형제 기업 간 레저사업 양수도 결정은 '윈윈(Win-WIn)'이었다는 것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신세계건설이 비주력 사업인 레저산업을 정리하고 현금을 확보한 동시에 조선호텔앤리조트는 기존 사업과 관련성이 높은 분야를 양도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캐시카우(수익 창출원)로 분류되는 레저사업을 매각한 것과 관련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육지책이지만 핵심 사업인 주택사업을 지키기 위한 결단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단기 영향을 외부에서 평가하긴 어렵지만, 기업 내부에서 심사숙고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며 "포트폴리오 분산을 위해 골프장과 조경 등 레저사업을 확장했었는데 주택 분야가 안 좋으니 이를 살리기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조 교수는 이어 "앞으로 경기 하락이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일반적으로 비주택 분야 사업이 먼저 꺾인 뒤, 주택경기가 하락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필수재인 주택경기는 상대적으로 늦게 하락하므로 비주택 사업을 매각한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회사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라며 "기업의 안정이 우선이다. 대마(大馬)가 죽으면 다른 것이 잘돼도 의미가 없다. 시장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건설은 비주택 분야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2022년 말부터 대거 투자한 레저 분야를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규모는 1819억 원이다. 신세계건설은 이번 매각을 통해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고, 건설업 중심의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