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계속되는 글로벌 펀드 탈중국...6개월간 37조 원 유출

입력 2024-02-01 16:32 수정 2024-02-0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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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부터 매도세 이어지는 중
1월에만 145억 위안 순매도, 누적 2010억 위안 유출
작년 FDI, 코로나19 전 10분의 1도 안 돼
부동산 침체·강력한 정책 부재·준냉전 체제 등 원인
지방정부 재융자채권 발행은 사상 최대

지난해 시작한 글로벌 펀드들의 중국 시장 이탈이 새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중국 내 문제와 미·중 갈등과 같은 대외 문제가 더해지면서 중국을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1월 홍콩과 중국 본토증시와의 교차 거래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145억 위안을 순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매도는 지난해 8월 시작해 6개월 연속 계속됐다. 이 기간 누적된 순유출액은 2010억 위안(약 37조 원)에 달했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기업 주가를 종합한 CSI300지수는 1월에만 6% 이상 하락했다.

펀드 자금 유출만이 문제가 아니다. 외국인직접투자(FDI)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지난해 첫 9개월간 FDI는 160억 달러(약 21조 원)에 그쳤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기록한 연간 3440억 달러와 비교하면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치다.

외국인들이 중국 시장을 떠난 데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를 비롯해 당국의 강력한 정책 부재, 파생상품 자본 유출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여기에 미국과의 준냉전 체제와 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 성장 전망 약화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2017년 40억 달러에 인수했던 백화점 체인 인타임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경기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인타임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을 넓히려던 알리바바의 성장 전략 핵심이었지만, 지지부진한 성장세에 결국 경영진이 손을 떼려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의 한 증권사에서 고객이 주가를 보고 있다. 상하이(중국)/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의 한 증권사에서 고객이 주가를 보고 있다. 상하이(중국)/로이터연합뉴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제이컵 키르케고르 연구원은 “급성장하던 경제에서 저성장 경제로 빠르게 전환한 점은 중국에 대한 투자가 급감한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냇웨스트마켓의 갤빈 치아 투자전략가는 “최근 중국 경제지표에 반등의 신호는 없다”며 “이미 매우 확고하게 자리 잡은 약세 전망을 바꾸기에는 서프라이즈가 너무 약하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부채도 문제다. 중국 중앙정부는 부동산 위기로 불거진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지방정부는 급증하는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이날 중국 재정부가 공개한 지방채 발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정부의 총 차입액은 9조3394억 위안에 달했다. 특히 재융자채권 발행은 4조6803억 위안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빚을 내 빚을 갚기 바빴다는 의미다.

또 전날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싱크탱크인 국가금융발전실험실은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287.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연말까지 명목 GDP 증가율이 5%에 도달하더라도 부채 비율은 300%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인 안토니오 그라세포 박사는 “이번 주 홍콩 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은 헝다는 세계에서 부채가 가장 많은 단일 기업이고 중국 GDP의 20%를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은 붕괴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고령화와 부동산 부채 위기, 투자자 신뢰 상실 등을 해결할 정책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중국 경제는 회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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