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함정 건조능력 향상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함정 수주 사업은 물론, 76조 원으로 평가받는 글로벌 함정 수주 시장에 더욱 적극 참여하기 위해서다.
30일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울산 본사 특수선사업부에 △고정식 대형 쉘터 1개 동 △크레인 2기 △부속건물 등으로 구성된 함정 블록 작업장을 새롭게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 작업장은 총면적 1820제곱미터(㎡)로 쉘터는 길이 42m, 폭 42m, 높이 25m 규모다. 쉘터는 거대한 지붕 형태의 전천후 작업장으로 선박과 함정의 건조를 위해 필요한 블록을 제작하는 공간이다.
옥외가 아닌 쉘터에서 블록을 제작하면 우천 시에도 작업이 가능하고 강한 햇빛과 바람을 피할 수 있어 안전사고 예방과 생산성 향상 효과가 크다. HD현대중공업은 새 블록 작업장 조성으로 블록 제작 능력이 15%가량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는 올해 쉘터 1개 동을 추가로 건설해 탑재 전 작업공정을 100% 옥내에서 진행함으로써 함정 건조 역량을 대폭 높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2·3번 함 등 우리나라 해군의 주력이 될 함정을 비롯해 필리핀 해군의 초계함과 원해경비함 등 해외 수출 함정 건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 능력 향상에 나선 것은 국내에서 올해 7조8000억 원 규모의 잠수함 사업 수주전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향후 함정 건조 사업에서 해외 비중을 50%까지 확대하는 등 함정 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영국 방산컨설팅회사 제인스 포캐스트는 2031년까지 세계 함정시장 규모가 약 1300조 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수출 금지된 국가, 자국산 군용 건조 등을 제외하면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전에 참여 가능한 시장 규모는 약 76조 원으로 예상된다.
방산 시장이 계속 성장하며 경쟁사인 한화오션 역시 함정 관련 투자에 지속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약 6300억 원을 방산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며, 이 중 1500억 원을 시설투자 금액으로 책정했다.
한화오션은 방산중에서도 잠수함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잠수함 사업 수주전에서 HD현대중공업과의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 중 가시화될 캐나다·폴란드·필리핀 등 해외 잠수함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잠수함 유지·보수(MRO) 관련 사업 확장에도 의지를 보이고 있다. MRO 사업만을 담당하는 전담 조직을 새롭게 만들었고, 해외 MRO 기업 지분 인수에도 투자도 계획 중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만의 초격차 방산 역량으로 K-방산 수출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