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규 미래에셋자산운용 FICC ETF운용1팀 팀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우상향하는 미국 증시 특성상 ETF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송 팀장은 “미국 기업은 끊임없는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혁신 기술 확보와 이를 통한 시장 선점, 그리고 이익 성장으로 이어지는 기업 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혀있다”며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영업이익 성장과 주주환원의 결과로, 10년간 글로벌 국가 중 가장 높은 주주환원율을 보였고,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송 팀장의 미국 증시에 대한 혜안은 소속 부서에서부터 비롯된다. 그는 글로벌 주식 ETF 운용을 담당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또한 미국 ETF ‘맛집’으로 통용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 주식 TIGER ETF의 총 순자산은 국내 전체 미국 주식 ETF 순자산의 약 60%를 차지한다.
송 팀장은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새해 발간한 ‘미국투자 ETF 가이드북’ 작성에도 참여했다. 국내 ETF 시장 보고서가 보편적인 가운데 이목이 쏠릴만한 행보다.
그는 “TIGER 미국 ETF를 소개함과 동시에 여러 형태의 ETF 매매와 관련한 비교분석, 연금을 활용한 세제 혜택, 미국 ETF 매매 시 유의사항 등 미국 ETF에 관심 있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가이드북에 대한 업계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송 팀장은 “지점 프라이빗뱅커(PB) 가 개인 고객에게 투자 설명을 할 때 유용해 반응이 꽤 좋았다”며 “요청이 있어서 책자도 배포 할 예정”이라고 했다.
송 팀장은 미국 주식을 향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ETF 시장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국내 상장된 미국 관련 ETF는 종목 수는 4배 이상, 규모는 30배 이상 성장했다”며 “연금을 활용한 장기투자와 적립식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상장된 미국 ETF의 성장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올해 주목해야 할 섹터는 미국 빅테크를 꼽았다. 그는 “최근에 진행된 CES 2024에서 가장 중심이 됐던 키워드가 인공지능(AI)”이라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AI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다양한 산업과의 접목으로 빅테크 기업의 구조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또 “1월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된 미국의 대선 이벤트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겠다”면서도 “큰 틀에서 보면 양당 모두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궤를 같이하고 있어 관련 업종들의 수혜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송 팀장은 미국 빅테크 관련 ETF와 미국 배당 관련 ETF를 추천했다. ‘TIGER 미국테크TOP10INDXX ETF’와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대표적이다.
그는 “빅테크는 지난해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 속에서도 대표지수를 높은 폭으로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 하고 AI라는 신성장 동력을 얻어 장기적으로도 기대가 된다”며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는 배당수익률과 더불어 배당성장 또한 고려하기 때문에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우수하고 지속 가능성이 큰 기업들을 선별해 편입한다”고 했다.
이어 “두 종목을 같이 담으면 한쪽은 미국의 대표 성장성, 반대쪽은 배당과 안정성에 투자하는 일종의 바벨 전략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 팀장은 미국에 투자할 때 ETF를 활용하는 전략이 국내 개인투자자에게 유리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가 개별 주식 하나하나를 공부하기는 어려운데, ETF로 투자하면 개별 종목에 대한 리스크가 줄어드니 투자에 입문하기 좋다”며 “기본적으로 연금에서 개별 주식 투자가 안 되니 절세나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도 ETF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ETF 시장에 대해서는 미국 ETF 시장처럼 성장세 예상했다. 그는 “미국은 글로벌 ETF 시장의 약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가장 크고 오래된 시장”이라며 “역사가 긴 만큼 미국 ETF 시장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도 연금과 장기투자 트렌드가 자리 잡게 된 지 오래”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ETF 시장은 여전히 성장할 여력이 큰 것으로 보이고 국내 투자자의 수요가 점차 세분되고 다양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나올 상품들도 점차 다양하고 고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비트코인 현물 ETF의 국내 승인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송 팀장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가상자산의 신뢰도 상승과 다양한 주체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데 의미가 있고, 향후 이더리움 현물 ETF 등 다음 단계에 관한 관심도 상당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경우 2013년부터 논의가 시작돼 10년 만에 승인된 만큼 상당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