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박스피 오명, 이제 벗을 때

입력 2024-01-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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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스피’다. 이번엔 아니겠지 생각했지만, 여지없이 연초에 200포인트를 넘게 내린 코스피를 보면서 ‘좀 너무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렇게 감정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지긋한 박스피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는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와 가까운 나라인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최근 지수가 급등하며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을 찾았다는 소식이 언론에 도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는 3만6000을 넘어서면서 1989년 말 기록했던 3만8915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2만대를 오르내리던 지수가 어떻게 약 1년 만에 급등할 수 있었을까?

민관합동으로 주주환원 가치를 끌어올리려고 했던 점이 주효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지난해 3월 도쿄증권거래소는 PBR이 1배 이하인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주가 상승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조치에 나서면서 암흑기를 벗어난 것은 물론 시가총액 기준 아시아 1위 자리도 탈환하게 됐다.

우린 어떤가? 연초 대통령까지 나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외치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아직 냉랭하다. ‘매년 들어왔던 이야기의 반복’이라는 비판도 많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령으로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불이익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밀어붙일 것”이라며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금융당국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면서 금투세 폐지뿐 아니라 자본유입 인센티브까지 준비 중이다.

물론 단기적으론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단기 성과보다 장기 관점으로 이번 정책을 확실히 관철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선 “여력이 없다”, “규제가 늘어난다”고 볼멘소리지만, 박스피를 벗어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미션을 훌륭히 수행하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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