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약세 속 코스피 2500선이 깨졌지만, 추가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모멘텀이 지속되고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방어 요인이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를 내고 “16일 2500선 이탈은 ‘여리박빙’이나 좌절은 금물”이라며 “조정이 진행중이지만,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낮지도 않다”고 밝혔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8.40포인트(1.12%) 내린 2497.5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5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12월 7일(2492.07) 이후 약 한달 만이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들어 2거래일을 제외하고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상승분을 2주일 만에 반납한 것이다.
이런 국내 증시 부진 배경에 대해 강 연구원은 “지난해 말 ‘산타 랠리’에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면서도 “연초 이후 기관이 가파른 차익 실현 매도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잠정 실적이 어닝쇼크를 나타내며 증시를 이끌던 반도체·배터리 실망매물이 출회됐다”며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 오너일가 세 모녀가 계열사 주식을 매도에 따른 삼성계열주 투심 악화, 북한 도발 강화 등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증시가 더 떨어지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강 연구원은 “실적 눈높이 하향 과정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연장 등 정책 모멘텀이 존재한다”며 “이번 삼성가 블록딜로 삼성계열사 단기 오버행 이슈도 해소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