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E-7 비자 인력 늘리고, 대학과 인재 양성 함께 해야”
호텔업계가 인력난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정부가 올해부터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도 호텔·콘도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호텔업계는 이 같은 결정이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환영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고급 인력은 부족한 게 현실이라는 우려의 시선도 공존한다.
1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11월 방한객은 111만4990명으로 전년 동월(45만9906명) 대비 142.4% 증가했다. 엔데믹 전환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난 것이다. 호텔업계는 관광객 증가 속에서 실적 호재를 누리는 한편, 이에 따른 인력 충원에 대한 고심에 빠졌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에 호텔업계의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작년 한 해 투숙객 수나 매출이 줄어든 호텔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고객은 늘어나는데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호텔사업장이 외국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달 29일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고용허가제 비전문취업(E-9)비자 허용 업종에 호텔·콘도업을 신설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호텔사업장에서 채용 가능한 인력 규모는 전체 외국인 근로자 입국 쿼터 16만5000명 중 서비스업 항목에 해당하는 1만3000명이다. 정부는 서울·부산·강원·제주에 위치한 호텔·콘도 업체에서 청소원, 주방 보조원으로 일하는 방식으로 시범 사업을 먼저 실행할 예정이다.
다만 호텔업계에서는 E-9으로 들어온 인력은 비대면 업무에 투입될 수 있을지 몰라도 고객과 소통이 잦은 대면 업무에는 채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A호텔 관계자는 “호텔의 퀄리티는 고객과의 대면 업무를 얼마만큼 잘 해내느냐에 달려있다”며 “E-9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인력이 전문성을 가지고 대면 업무를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현재 호텔 업계는 젊은 취업자들 사이에서 기피되는 분위기까지 느껴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서울 외 지역에 있는 호텔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더 실감하는 중이다. B호텔 관계자는 “야간근무도 육체적으로 힘들고, 고객 대면 업무에서 감정 소모도 많다 보니 젊은 구직자가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호텔의 서비스 품질 유지와 인력난 해소를 위한 정부의 조치와 호텔업계의 적극적인 구인 활동을 주문했다.
한진수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호텔업무도 전문취업비자인 특정활동(E-7) 비자를 가진 정도의 외국인 인력이 수급돼야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승우 동의대 경영대학원(호텔경영학 전공) 교수도 “호텔업계도 외국인 유학생 비자(D-2)의 시간제 취업을 통해 인재를 찾아야 한다”면서 "국내 호텔경영학과와 호텔업계가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적극적으로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